[광주/전남]“수재민 눈물도 안말랐는데…”

  • 입력 2003년 9월 26일 2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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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의 피해 복구에 자원봉사자까지 나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가운데 전남 신안군의회와 목포시의회 의원들이 공무원과 함께 관광성 해외연수를 떠나 비난을 사고 있다.

신안군 의회 의원 13명 전원은 26일 6박7일 일정으로 중국으로 떠났으며 목포시 의회 의원들은 다음달 5일 9박10일 일정으로 유럽 5개국을 도는 해외연수를 하기로 했다.

신안군 의회의 중국연수 비용은 군비 2000만원과 의사과 공무원 4명의 여비를 포함해 모두 2600만원이다.

의원들은 중국 상하이(上海)를 비롯해 쑤저우(蘇州) 항저우(杭州) 옌타이(煙臺) 베이징(北京) 등지 농수산 시설을 둘러보며 넓힌 견문을 농정활동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일정에 천안문, 자금성, 이화원, 만리장성 등 관광지 관람이 많아 연수와는 거리가 멀다.

신안군 의회는 6월초에도 2박3일간 의사과 사무실도 문을 닫고 모든 직원을 데리고 제주에서 의원연수를 가져 빈축을 사기도 했다.

신안포럼 김성수 대표(48)는 “이번 태풍으로 신안군에서 추수를 앞둔 벼 476ha가 쓰러지고 153ha에서 낙과 피해가 발생했는데 군민의 혈세로 관광성 외유를 떠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목포시 의회는 의원 22명 가운데 11명과 목포시 공무원 4명이 다음달 5일 떠나는 유럽 5개국 연수에 대해 “예산과 일정을 말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목포시민운동연합 관계자는 “이번 태풍 수재의연금으로 목포시의회는 의원 1명에 2만원꼴인 42만원, 신안군의회는 5만원꼴인 65만원을 냈지만 해외연수에 목포시의회 의원은 1인당 300만원, 신안군의회는 1인당 150만원의 혈세를 사용하는 셈”이라며 “목포시의회가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떳떳하지 못한 속사정이 있음을 짐작케 한다”고 말했다.

목포=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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