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씨 73년 노동당 입당

  • 입력 2003년 9월 29일 18시 17분


친북 활동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송두율(宋斗律·59) 독일 뮌스터대 교수가 1970년대 북한 노동당에 입당한 뒤 현재까지 당적을 유지해 온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송 교수의 변호인인 김형태(金亨泰) 변호사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송 교수가 1973년 북한에 입국하기 위해 통과의례적인 의미로 평양 공항에서 입당서를 썼다”고 말했다.

그는 “송 교수는 입당이 아무런 뜻을 가지지 않는다고 여겼기 때문에 국가정보원이 이를 묻지도 않았지만 항공료를 몇 백달러씩 수차례 북한에서 보조받은 사실과 함께 노동당 입당 사실을 국정원 조사에서 밝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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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는 “송 교수는 노동당 입당 이후 당 활동은 전혀 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노동당 입당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더 이상 당원이 아님을 명백히 밝힌다는 내용을 문서로 오늘 오전 국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이날 노동당 탈당 의사와 함께 △노동당원이 된 것이 한국의 민주화에 누가 된다면 한국 국민에게 사과하며 △앞으로 한국의 실정법도 염두에 두고 살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나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작성해 김 변호사를 통해 국정원에 냈다.

김 변호사는 이어 “송 교수는 해외동포 초청 명목으로 73년 처음 북한을 방문한 이후 80년대 후반 한 차례 등 총 10여 차례 북한에 들어갔었다”며 “김철수라는 이름으로 북한을 방문한 것은 94년 김일성 장례식 때뿐”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송 교수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활동하지는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송 교수는 독일 유학생 오길남씨에게 입북을 권유한 의혹이 제기됐으나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국정원 조사 결과 확인됐다고 김 변호사는 주장했다.

송 교수는 또 국정원 조사가 시작될 때부터 입건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아 온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국정원은 이번 주중 송 교수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 짓고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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