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일어난 것은 29일 오후 11시50분경. 특수강도 등 전과 4범인 임모씨(28·무직)가 바지주머니에 과도를 숨기고 이모씨(32·여)가 운영하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3가 A비디오방에 들어갔다.
이미 임씨는 4일 동안 4번이나 비디오방에 찾아와 이씨가 아르바이트생 없이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것을 확인하고 나름대로 범행 준비를 마친 상태.
임씨는 비디오를 고르는 척 하다가 식사를 하고 있던 이씨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돈을 내 놓으라"고 다그쳤다. 그러나 이씨는 '목에 칼이 들어온' 상황에서도 오히려 임씨의 손목을 잡고 흔들어 임씨 손에서 칼을 떨어뜨렸다. 임씨는 주먹을 휘둘렀지만 이씨는 1층으로 내려가 "강도야"라고 비명을 질렀다.
당황한 임씨는 이씨가 도망친 반대방향으로 무작정 도망을 친다고 탈출로가 없는 건물 위층으로 올라갔고,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순순히 붙잡혔다.
임씨의 '사전답사'에도 불구하고 이씨의 가게에서 근처 지구대(옛 파출소)는 30여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임씨는 경찰에서 "카드빚 8000만원을 갚으려 범행을 저질렀다"며 "여자 혼자 일하는 집이라 범행이 쉬울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임씨에 대해 강도상해미수 혐의로 3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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