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낳고, 오래 산다=임신할 수 있는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인 합계출산율이 1970년 4.53명에서 2002년에는 1.17명으로 3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부부가 아이를 1명 정도만 가지는 ‘인구축소 재생산’ 구조다. 이는 미국 2.03명, 프랑스 1.90명이나 일본 1.30명보다 적은 수치다.
반면 평균수명은 크게 늘고 있다. 1981년에는 남자 62.3세, 여자 70.5세였던 평균수명이 2001년에는 각각 72.8세, 80.0세로 늘었고 2030년에는 78.4세, 84.8세로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총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7.2%에서 △2010년 10.7% △2020년 15.1% △2030년 23.1%로 가파르게 높아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노인층 소득은 줄고, 지출은 늘고=60세 이상 되면 직장에 남아있기 힘들어지는 등 소득이 크게 감소한다.
노동부의 임금구조기본통계에 따르면 25∼29세의 월급여액을 100으로 할 때 60세 이상의 고령자 월급여는 남자의 경우 2001년 108.1에서 2002년에는 98.9로 낮아진다. 여자도 2000년 84.9에서 71.8로 떨어진다.
최근 조기퇴직추세를 감안하면 이 같은 소득비율 감소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반면 노인층의 대표적인 지출인 의료비는 건강보험자료에 따르면 1990년 2400억원에서 2002년에는 3조68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노인문제에 대한 전통의식도 바뀌어=2002년 노부모 봉양에 대한 견해에서 ‘가족이 부양해야 한다’가 70.7%로 98년보다 19.2%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가 9.6%로 나타나 1.5%포인트 높아졌다. 가족과 정부, 사회가 부양해야 한다는 응답은 18.2%였다.
아직까지는 가족이 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높지만 갈수록 가족 부양을 기대하기 힘든 세태로 나아가고 있다. 또 10명 중 1명꼴로 부모의 노후를 책임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는 셈이다.
60세 이상 노인들의 견해도 이를 수용하는 추세다. 부모의 노후 생계를 주로 장남이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노인은 28.5%로 98년에 비해 11.8%포인트나 하락한 반면 ‘스스로 해결’은 13.6%로 4.7%포인트 올랐다.
‘향후 자녀와 같이 살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에 ‘같이 살고 싶다’가 53%, ‘같이 살고 싶지 않다’가 45.8%로 나타나 거의 절반에 가까운 노인이 자녀와의 동거를 원치 않는 것도 이런 세태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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