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 새 버스체계 '졸속운영'

  • 입력 2003년 10월 2일 18시 59분


대전시가 1일 시내버스 운영 체계를 전면 개편했으나 사전 준비 및 홍보 부족으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대전시는 이날부터 교통카드를 도입하고 노선을 통폐합했으며 무료 환승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시내버스 운전기사조차 운영체계를 헷갈릴 정도였다.

2일 오전 10시20분경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 앞(대전시교육청 옆) 버스환승정류장.

유성구 구즉동에서 185번 시내버스를 탄 이모씨(68) 부부는 “유천동에 가려면 환승정류장에서 갈아타야 한다”는 운전기사의 말을 들었다. 이들 부부는 운전기사에게 “환승이 무엇이냐”고 수차례 묻었으나 정확한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이들은 다른 승객으로부터 시청 환승정류장의 위치를 간신히 알아내 시청 앞에서 내렸으나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환승정류장에 설치된 개편 노선도를 살펴봤으나 유천동에 갈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없었다.

이씨 부부는 “왜 버스노선을 바꿨는지 모르겠다”면서 “하는 수 없이 택시를 타야겠다”고 말했다.

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1, 2일 이틀간 새로운 버스 운영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이 100여건이나 올랐다.

‘유명지’라고 밝힌 한 시민은 “친정집인 중구 옥계동에 들렀다가 울산행 기차를 타려고 대전역에 가려고 했으나 기존 노선이 없어져 기차를 놓쳤다. 정류장 어디에도 이를 알리는 안내문이 없었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시민은 “교통카드를 사용하려 했으나 운전기사가 ‘방법을 모른다’면서 카드 사용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4000원인 통합교통카드의 발급 수수료가 비싸다는 지적도 많았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준비했으나 시행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며 “보완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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