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장사동의 세운상가 주변. 한 무리의 외국인 학생들이 열심히 주변을 둘러보며 얘기를 나누었다.
이들은 미국 하버드대 디자인스쿨에서 건축 및 도시설계를 전공하는 석·박사 과정 학생 12명. 이번 학기에 개설된 ‘청계천 하버드 스튜디오’ 수강생들로 청계천 일대에 대한 재개발 방안 구상을 위한 현장수업의 하나로 11일 한국을 방문했다.
이날 답사코스는 중구 장교동 청계천 홍보관에서 시작해 청계천 복원공사가 한창인 현장과 세운상가 대림상가 일대를 돌아보는 것.
믹스 카클린(27)은 “얼마 안 되는 기간이지만 강남과 강북의 큰 차이를 느꼈다”며 “청계천이 강남처럼 개발돼서는 안 되며 고유의 가치를 지켜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인사동과 경복궁 등 서울의 주요 명소를 둘러본 뒤 16일 오전 출국할 예정이다.
서울시와 함께 청계천 강의 개설을 하버드대에 요청했던 디자인 개발회사 크레폴리오의 구준회(具俊會) 이사는 “이번 현장수업은 학생들에게 실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서울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하버드대 디자인스쿨은 중국 상하이(上海) 등 세계 각국의 도시개발사례 중 교육적 가치가 있는 것을 골라 매 학기에 집중 연구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지난 학기에는 ‘서울의 재조명’이란 강의가 개설되기도 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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