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19일 ‘갯벌은 살아있다’(94년)의 후속작인 특집 다큐멘터리 ‘갯벌, 그 후 10년’(밤 10·35) 1, 2부를 120분 동안 잇따라 방송한다. ‘갯벌은 살아있다’는 그 해 ABU(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 다큐멘터리 부문 특별상을 받은 작품으로 갯벌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데 일조했다.
15일 열린 ‘갯벌, 그 후 10년’의 제1부 ‘10년의 깊이, 1cm’ 시사회에서는 고화질(HD) TV의 장점이 충분히 발휘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클로즈업된 동물의 모습, 장기간의 변화를 몇 초만에 빠르게 보여주는 미속(微速) 촬영기법으로 찍은 갯벌의 풍경 등이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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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갯벌은 살아있다’에서 2m 길이의 흰이빨참갯지렁이를 강화도 갯벌에서 쭉쭉 뽑아내던 김범식씨는 여전히 갯지렁이를 잡고 있다. 그런데 숭어 미끼로 쓰이던 갯지렁이에서 최근 혈전(血栓)치료제와 세제(洗劑)에 필요한 단백질 분해 효소가 추출돼 갯벌의 가치가 그만큼 커졌다. 전량 수입해 오던 물질이 지척에 있었던 것이다.
반면 갯벌이 사라진 뒤 인간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김현철 PD는 “94년 매립된 시화호 주민들은 그물을 건져 올리던 손으로 이제는 고물을 줍거나 막노동을 하고 있다”며 “갯벌이 얼마나 소중한지 실감했다”고 말했다.
‘갯벌은 살아있다’의 장덕수 PD는 갯벌의 마지막 기록을 남기겠다며 올 1월부터 후속작 제작을 시작했으나 3월말 시사교양국장이 되면서 김 PD에게 바통을 넘겼다. 김 PD는 다큐멘터리 제작이 처음인데다 “회도 못 먹어봤다”고 할 만큼 바다와 인연이 없었으나 이 작품을 맡자마자 갯벌의 신비에 매료됐다.
제작진은 새만금을 비롯해 인천 월곶이나 전남 영광군 개화도 등 한국 대부분의 갯벌을 카메라에 담았고 갯벌 보존 사례를 취재하기 위해 네덜란드와 독일까지 다녀왔다.
2부 ‘붓뚜껑말의 경고’에서는 최근 논란이 된 ‘새만금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역이어서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는 하구 갯벌의 중요성도 부각시킨다.
김 PD는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해서는 찬반 공방보다 갯벌이 인간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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