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드라마 ‘대장금’이 최근 최고의 인기를 누리면서 궁중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궁중음식점 지화자는 ‘왕과 왕비처럼 먹고 싶은’ 시민들의 욕구에 화답하는 의미로 드라마 ‘대장금’에 나왔던 음식으로 구성된 ‘대장금 특선’ 메뉴를 만들어 17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이번에 새로 선보인 음식은 우유와 쌀가루로 만든 죽인 타락죽(駝酪粥), 돼지불고기인 맥적(貊炙), 홍시로 단맛을 낸 죽순채소면 등 3가지.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장은 드라마에 나오는 흥미로운 궁중음식 관련 내용을 연구원 홈페이지에 올려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이에 앞서 9월 말엔 덕수궁에서 조선후기 궁중음식 390가지를 재현한 대규모 ‘궁중음식전’이 열렸고 10월 초엔 한 시민단체가 궁중음식 강연회를 열기도 했다.
또한 궁중음식점인 강남구 수서동의 ‘필경재(必敬齋)’나 종로구 홍지동의 ‘석파랑(石坡廊)’ 등에도 손님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16일 오후 궁중음식연구원. 남자 4명이 포함된 수강생 60명이 오이감정(감정은 고추장찌개를 뜻한다), 게감정, 호박선(호박을 토막 내 어슷하게 칼집을 내고 쇠고기와 표고버섯을 채워 넣은 음식) 등의 궁중음식을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이곳에서 강의를 듣는 조선호텔 인천국제공항팀의 남성조리사 문원식씨(31·중국음식)의 말.
“공항에서 일하다보면 우리 전통음식에 대해 물어보는 외국인이 많은데 막상 설명해주려고 하니 아는 게 없더군요. 그래서 이곳을 찾아왔습니다.”
주부 최향란씨(47)는 “보통사람과 임금의 음식은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늘 궁금했다”면서 “보통음식은 맛있고 보기 좋으면 되지만 궁중음식은 음식 드시는 분이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단순히 왕처럼 먹고 싶은 차원을 넘어 궁중음식을 통해 궁궐문화의 전통과 역사를 배우고 싶다는 것이 수강생 대부분의 생각이었다.
한 원장은 궁중음식의 또 다른 매력으로 ‘느림의 미학’을 들었다.
“궁중음식은 슬로푸드(slow food)입니다. 재료 하나하나를 순서에 따라 체계적으로 천천히 요리해야만 궁중음식의 깊고 담백한 맛이 납니다. 기다림을 배우고 거기에 사랑과 경의를 담아내는 것, 그게 바로 궁중음식의 진정한 맛과 전통입니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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