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는 침매터널 제작장으로 “연초면 오비리 오비갯벌 일원이 적지”라고 주장하는 반면 환경단체는 “갯벌 매립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거제시 계획=올 연말까지 연초면 오비리 오비만 일원 5만8800여평(공유수면 3만6100평 포함)을 ‘오비 일반지방산업단지’로 지정하고 거가대교 건설에 참여하는 ㈜대우건설에 단지 조성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이 곳에서 거가대교에 설치할 침매터널용 구조물 150여개를 제작하고, 제작이 끝난 뒤에는 조선(造船)관련 산업단지로 개발한다는 계획.
거제시와 시의회 등은 “침매터널 제작장을 오비만에 유치할 경우 2010년까지 인건비와 각종 자재비 등 1000억원대의 자금이 유입되고 인근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에도 많은 이익이 돌아간다”며 “지역 경기 부양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거제시는 대우건설이 환경단체의 반발 등을 이유로 침매터널 제작장을 통영 안정공단에다 설치하려 하자 최근 ‘올 연말까지 오비지방산업단지 지정과 침매터널 제작장 공사 착공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치겠다’는 합의서까지 써주며 붙잡았다.
거제시 관계자는 “오비 갯벌은 일반 갯벌에 비해 상태가 떨어지는데다 지역 주민 대부분이 산업단지 조성을 반기고 있다”며 “거가대교와의 거리 등을 감안할 때 오비만이 적지”라고 말했다.
▽환경단체 주장=거제환경운동연합과 지역 생태연구 모임인 ‘초록빛깔 사람들’ 등은 “침매터널 제작장은 한마디로 대형 레미콘 공장”이라며 “80여 가구가 사는 인근 마을과 학교 등의 환경을 오염시킬 뿐 아니라 바다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밝혔다.
환경연합은 “침매터널 제작은 기계화 작업이어서 고용효과가 크지 않고 자금 유입 역시 불투명 하다”며 “지역 주민과 시의회 등을 상대로 이 같은 내용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비갯벌은 1999년 거제환경운동연합이 선정한 ‘우리가 꼭 지켜야 할 거제의 8대 습지’ 가운데 으뜸으로 꼽혔다.
거제환경연합 윤미숙 사무국장은 “거제시가 대체 부지를 찾으려는 노력은 소홀히 한 채 지역경제 활성화를 빌미로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며 “시민단체들과 함께 강력한 저지운동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침매터널이란=거가대교 8.2km 가운데 해군 항로가 위치한 부산 가덕도∼대죽도간 3.7km구간에 국내 최초로 설치된다. 한 개당 폭 27.3m, 높이 8.1m, 길이 23.5m인 콘크리트 터널 구조물을 8개 연결해 조립한 뒤 바다에 빠뜨려 수중터널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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