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 사회학자 송두율(59.뮌스터대) 교수가 22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되면서 그의 혐의내용에 대한 규명과 더불어 기획입국 의혹이 풀릴지 여부가 보강수사가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이다.
송 교수가 지난달 22일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황에서 가족과 함께 입국을 강행하자 관용조치만을 믿은 나머지 상황판단을 잘못한 것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정치권 등에서 터져나오면서 기획입국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송 교수가 고위 정부당국자 등으로부터 '사법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사전 언질을 받은 뒤 입국한 것일 수도 있다는 의혹이 줄기차게 제기돼 왔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수사 과정에서) 우선은 (영장에 기재된) 송 교수의 주요 혐의를 입증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모든 의혹에 대한 철저한 규명'또한 강조하는 입장이어서 기획입국 부분에 대한 수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송 교수의 기획 입국설과 관련, 가장 먼저 제기된 의혹은 박정삼 국정원 2차장이 송교수 귀국 1주일 전인 지난달 13일부터 15일까지 베를린을 방문한 것이 송 교수와 귀국문제를 협의할 목적이 아니었느냐는 것. 이에 대해 박 차장은 "당시 유럽을 방문하면서 베를린에 머물렀지만 방문목적은 탈정치적, 탈권위적 정보기관으로 국정원이 탈바꿈해 나가는 과정에서 외국에서 활동중인 직원들에게 지휘부의 이 같은 입장을 설명하고 토론회를 갖기 위했던 것"이라며 "베를린 체류 당시 대학동기인 송두율씨와 결코 만나거나 전화통화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송 교수를 초청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박호성 연구소장, 나병식 상임이사와 송 교수를 재조명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방영한 KBS의 이종수 이사장도 지난달 초베를린을 방문, 송 교수를 만나 귀국문제를 논의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기획 입국설은 증폭됐다.
이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송씨 입국을 위해 지난 6월말 청와대 민정수석과 정무수석에게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한 사실, 8월초 기념사업회와 청와대, 국정원관계자들이 만나 송씨 입국문제에 대해 논의한 사실 등이 추가로 확인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정원과 더불어 청와대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등도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송 교수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무슨 기획을 해서 초청을 했거나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적어도 청와대는 관여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나 상임이사도 "기획입국은 얼토당토 않다"며 송 교수의 자의적인 입국이었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 자신도 소환조사 과정에서 취재진에게 기획입국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임을 밝혔고, 국내에 정착하기 위해 체포영장 발부 사실을 알고도 입국했음을 수 차례 강조하면서 입국이 순수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임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검찰의 보강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기획입국설과 관련된 조사에서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올 경우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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