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포항 유강 아파트단지 안에서 발생한 은행 현금수송차량 도난 사건을 해결한 경북 경찰관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범죄는 갈수록 치밀해지는데도 주민들의 생활은 개인 중심으로 되면서 범인 검거가 더욱 어렵게 되고 있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제보와 신고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현금수송차량을 노리던 범인은 사건 당일 이 아파트 안에 주차된 차량의 운전석 유리창을 망치로 ‘퍽’ 부쉈다.
이 모습을 사건 현장에서 불과 5m가량 떨어진 곳에서 아파트 주민 한 명이 지켜보고 있었지만 그는 신고를 하거나 고함을 지르지 않았다. 수사에 참여했던 한 경찰관은 “이 때 고함이라도 질렀으면 범행을 이루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투입된 경북경찰청과 포항남부경찰서 직원 50명은 포항 유강 아파트단지 1만 2000가구 5만명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탐문수사를 폈다.
범행을 목격했다는 아파트 주민은 “차를 훔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예사로 봤다”고 했다.
낯선 사람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든지 평소 아는 사람이라도 행동이 이상했다든지 등 사소해보이는 점도 경찰 수사에는 결정적인 단서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주민 중에는 귀찮다는 이유로 신고를 안 하거나 경찰의 탐문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수사 경찰관들의 이야기다.
주민이 제공한 단서가 강력 범죄를 해결하는 열쇠가 된 것은 매우 많다. 이번 사건에서도 주황색 운동복을 입은 범인이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나오는 모습을 본 주민의 이야기가 결국 범인 검거로 이어졌다. 경찰은 이 주민에게 범죄신고 보상금 10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경북지방경찰청 김수희(金秀熙) 강력계장은 “개인 중심적인 생활이 늘어나면서 탐문 수사도 갈수록 어려운 경향”이라며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범죄 신고와 제보에 주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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