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통령 조카인데…” 2800만원 가로챈 30대구속

  • 입력 2003년 10월 24일 18시 31분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4일 대통령 조카로 행세하면서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韓美) 문화의 밤’ 행사 비용을 청와대에서 지원토록 주선하겠다며 이 행사 주최측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노모씨(39·여·무직)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노씨는 5월 31일 미국으로 건너가 6월 말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 한미 문화의 밤’ 행사 주최측인 ‘한미문화예술교류재단’ 관계자들에게 “대통령 조카인데 행사비를 지원받도록 해 주겠다”고 속여 여행경비 등 28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다. 노씨는 미국을 방문할 때 자신은 대통령 조카이며, 동행한 노모씨는 노씨 종친회 회장이라고 소개하고 대통령비서관에게서 연락을 받았다는 식으로 재단 관계자들을 속였다. 경찰 관계자는 “재단측은 노씨를 한국측 대표 겸 행사 준비위원장으로까지 선임할 정도로 믿었다”며 “주변 사람들은 노씨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健平)씨 딸로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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