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정부가 확정한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지정안’은 이들 지역을 항만물류 및 첨단산업기지로 키워 외국자본 유치를 활성화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부산·진해와 광양은 항만물류를 주로 맡아 항공물류 중심지로 개발되고 있는 인천과 역할 분담하도록 했다. 항만과 항공의 시너지를 통해 경쟁관계에 있는 싱가포르나 홍콩, 상하이(上海) 등이 갖추지 못한 ‘규모의 경제’를 이루겠다는 계산이다.
▽지역별로 특화된 개발 계획=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은 △신항만지역 324만평 △명지지역 331만평 △지사지역 1220만평 △두동지역 623만평 △웅동지역 656만평 등 5개 지역으로 나눠 개발된다.
이 가운데 개발이 가장 먼저 이뤄지는 신항만지역은 2010년까지 북측 배후지 93만3000평을 물류, 유통, 국제업무 중심지역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것이 정부 계획이다.
또 남측 배후지 27만평은 2020년까지 부산시도시개발공사와 부산신항만주식회사가 나서 배후 물류단지로 개발한다. 소요 비용은 646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르노자동차공장이 있는 명지지역은 신호산업단지 등 기존 산업시설과 연계해 첨단 부품 및 소재 공급기지로 육성된다. 특히 외국기업 경영진을 위한 외국인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물론 종합병원을 유치해 동북아 중심 전문병원으로 키울 계획이다.
지사지역은 한국토지공사가 2006년까지 부산과학산업단지를 조성해 기계나 자동차 관련 외국기업을 유치할 방침이다. 이 지역에 있는 송정지구(35만평)와 미음지구(129만평)는 경제자유구역 내 주거중심지로 만들기로 했다.
두동지역은 첨단 생산과 주거 기능을 함께 갖춘 직주(職住)근접형 단지로 개발된다. 특히 이 지역 안에 있는 가주지구에는 내외국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종합병원이 설치될 예정이다.
웅동지역은 부산 신항만의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성되는 여가 및 휴양 중심지. 민관 공동으로 2000억원을 투자해 세계적 규모의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원(F-1) 경기장이 들어선다.
▽문제점은 없나=경제자유구역을 3곳이나 지정해 동시다발적으로 개발 계획을 추진해야 하는 만큼 외자 유치가 분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 경제자유구역에 들어설 각종 시설(기반시설 제외)을 대부분 국내외 자본 유치를 통해 건설할 예정이어서 자본 유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개발계획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공산도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고기정기자koh@donga.com
▼광양만圈 경제자유구역▼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은 부산·진해 및 인천과 함께 정부가 추진 중인 동북아 물류 중심계획의 ‘3대축’이다.
부산항과 함께 국내 양대 항만을 이루고 있는 광양항을 중심으로 각종 첨단 산업시설과 각종 물류단지를 유치, 항만 물류 중심지를 이루는 동시에 인천국제공항을 끼고 있는 인천과는 여수공항과 연결시켜 항공 물류 중심지로도 개발하겠다는 것이 정부 복안이다. 인천과 부산·진해를 연결하는 중간축인 셈.
그러나 부산·진해권과 많이 떨어져 있지 않아 항만 물류 중심지 기능이 분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 결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존 산업시설과 연계한 개발계획=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과 마찬가지로 5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된다.
우선 현대하이스코 공장이 있는 율촌지구(851만평)에는 4조7997억원이 투자돼 자동차 부품 및 신소재 산업단지가 들어선다. 또 여수공항을 확장해 항공물류 및 국제금융회사들이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광양지구(390만평)는 주변에 있는 여천석유화학단지와 광양제철소를 기반으로 제철 관련 물류시설과 국제해운 비즈니스센터 등이 들어선다. 특히 황금, 성황배후단지(96만평)에는 고부가가치 물류 생산 기지와 첨단 정보기술(IT)업체들을 집중적으로 유치할 예정이다.
신덕지구는 교육, 주거, 상업, 연구 기능이 어우러진 복합용도 단지로 개발된다. 우선 신대배후단지(88만평)에는 외국인학교, 외국인 전용 종합병원 등이 들어설 예정. 특히 이곳에 들어서는 외국인학교는 내국인이나 특수교육대상자들에게도 개방된다.
또 같은 지구 안에 있는 선월, 용강, 신대, 덕례 배후지(602만평)에는 외국인타운 등 관광객을 겨냥한 국제관광시설도 설치할 계획이다.
화양지구(299만평)는 국제관광 및 스포츠, 휴양단지로 탈바꿈한다. 골프장이나 숙박시설 등 위락시설을 집중적으로 배치한다는 것이 정부 구상이다. 특히 인근 한려해상국립공원 등과 연계한 관광벨트를 형성해 세계적인 해양종합관광단지로 개발할 방침이다.
하동지구(380만평)는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별로 저감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대기오염물질 총량 규제를 해서 친환경 산업단지로 꾸민다는 것이 정부측 계획이다.
▽구체적인 외국인 유치 방안=광양만권은 부산·진해권보다 외국인을 유치하기 위한 유인책이 상대적으로 많다. 기존에 있는 광양제철소나 여천 석유화학단지 등에 외국 회사들을 유치한 경험이 있기 때문.
우선 주택공급 물량의 8%를 외국기업 등에 우선 배분할 예정. 특히 외국인 기호에 맞는 전원형 주거단지를 조성해 최고경영자(CEO)급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학교도 1500명 정원의 외국인학교를 건립해 한국에 진출한 외국인 기업가들의 자녀 교육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방침이다. 병원도 순천 신대지구에 300병상 규모의 외국인 전용 종합병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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