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許행자 울산 방문취소 물의

  • 입력 2003년 10월 29일 21시 32분


허성관(許成寬) 행정자치부 장관이 초도순시 차 28일 울산을 방문키로 했다가 방문 2시간여전에 다른 일정을 들어 방문계획을 전격 취소해 지역인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29일 울산시에 따르면 허 장관은 28일 오후 2시 반 울산공항에 도착, 오후 8시까지 울산에 머물면서 각계의 건의사항 등을 수렴하기로 했다. 그러나 공항도착 두시간여전인 이날 낮 12시 10분경 장관실에서 전화로 “오후에 열릴 노동관련 장관 회의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울산 방문계획을 취소한다”고 통보해왔다는 것.

이 때문에 허 장관의 울산 방문에 맞춰 보고와 건의사항 등을 준비하고 청사까지 깨끗이 청소했던 울산시와 울산지방경찰청, 그리고 이날 만찬에 참석예정이던 지역인사 60여명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허 장관은 이날 울산공항 도착 이후 울산시 노인복지회관과 신정5동 주민자치센터, 울산시청 시의회를 방문한 뒤 기자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이어 울산지방경찰청에서 업무보고를 받은 뒤 만찬을 하고 오후 8시 상경할 계획이었다.

시는 이날 허 장관에게 △국립대 설립과 관련한 정부차원의 행정적, 재정적 지원 △경부고속철도 울산역 설치 조속한 확정 △매곡지방산업단지 조성비 569억원 중 50억원과 울산대공원 조성비 552억원 중 50억원 등 총 100억원 특별교부세 지원 △울산시의 과·담당관을 현재 36개에서 38개로 늘리는 '행정기구 설치기준 개정' 등을 건의할 예정이었다.

울산지방경찰청도 허 장관에게 최근 울산지역 노동계 동향과 신축중인 경찰청사 공사현황 등을 보고할 예정이었다.

허 장관의 울산 방문이 취소되자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한 사회단체 관계자는 “장관이 두 시간여전에 지방 방문계획을 갑자기 취소한 것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노동계 인사들의 잇단 자살로 노동계의 동투(冬鬪)가 예고된 상황인 만큼 행자부 장관은 오히려 동투의 핵심지역이 될 울산을 방문, 노동계 인사를 만나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행자부는 “29일 오전 발표할 행자 법무 노동부장관 합동 담화문 내용을 협의하기 위해 울산방문을 취소했으며 조만간 울산을 방문해 28일 방문취소에 대해 장관이 정중히 사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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