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용씨 귀국지연 말못할 사정있나…괴자금 보도후 연락끊겨

  • 입력 2003년 11월 2일 18시 39분


‘괴자금’ 조성 및 사용 의혹을 받고 있는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在庸·사진)씨가 자진 귀국해 검찰의 조사를 받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용씨가 출처불명의 거액을 운용한 단서를 포착한 검찰은 괴자금과 관련된 보도가 잇따르기 이전에는 재용씨와 전화로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용씨는 자신이 할인해 준 47억원어치 채권과 어음 등을 검찰이 압수수색하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전화를 걸어 그 채권과 어음은 범죄와 무관하다고 주장했으나 언론 보도 이후에는 검찰에 전화를 걸지도, 검찰의 전화를 받지도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올해 5월경 출국해 미국 동부지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재용씨는 10월 28일경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일단 귀국을 미뤘다. 그러나 그는 최근 국내 친지에게 전화를 걸어 귀국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 장관의 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김영완(金榮浣·미국체류)씨가 박 전 장관에게서 받았다고 주장한 양도성예금증서(CD) 150억원어치를 무기명채권으로 바꾼 과정을 추적하다 문제의 괴자금을 발견했다.

검찰은 재용씨가 운영한 국내 회사의 매출액 등을 감안해 운용자금의 상당액이 다른 사람의 것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수사팀은 재용씨가 운용한 현금 가운데 일부가 해외로 빠져나가 미국 동부 지역의 빌딩 구입비 등으로 사용된 단서도 일부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재용씨가 운용한 자금의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경로를 통해 그의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

한편 재용씨는 국내 변호인을 통해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빼돌려 해외에서 빌딩을 구입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재용씨 변호인은 지난달 31일 본보 기자에게 “재용씨가 최근 40만달러(약 4억8000만원)를 해외로 송금한 적이 있는데 이 돈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자금과 장인에게서 받은 돈”이라고 밝혔다.

변호인은 또 “돈을 미국에 보낼 때 투자 인가를 받는 등 합법적인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빼돌렸다고 볼 수 없으며 미국 내에 재용씨 빌딩은 없다”고 덧붙였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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