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윈도 깨고 ‘속전속결’ 도둑질

  • 입력 2003년 11월 3일 18시 38분


인천지방경찰청은 전국의 휴대전화 및 전자제품 대리점, 골프용품 매장 등의 유리벽을 대형 망치로 깨고 침입해 10억원대의 물품을 털어온 혐의(상습절도)로 3일 박모씨(34·대구 중구 대봉동) 등 6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이들이 훔친 장물을 매입해 시중에 내다판 혐의로 우모씨(34·경기 안산시)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이모씨(35) 등 3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9월 17일 오후 10시반경 경기 수원시 팔달구 지동 C텔레콤대리점의 유리벽을 대형 망치로 깨고 들어가 휴대전화 74개(시가 1400여만원)를 훔치는 등 전국에서 51차례에 걸쳐 10억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지금까지 밝혀진 피해 상점은 휴대전화 대리점 34곳, 전자제품 대리점 7곳, 골프용품 및 카오디오 대리점 등 10곳에 이른다. 휴대전화 1000개, 골프채(주로 드라이버) 190개, 노트북 40개, 캠코더 24개, 카오디오 46개, 귀금속 249돈, 카메라 4대, 팩시밀리 1대 등을 털었다.

이들은 경기지역을 주 타깃으로 삼아 수원 20곳, 용인 9곳, 평택 6곳을 털었고 성남(경기) 안성(경기) 대전 구미(경북) 각 3곳, 경주(경북) 2곳, 광주(경기)와 포항(경북) 각 1곳 등에서 절도 행각을 벌였다.

이들은 사설경비업체나 경찰의 방범망을 피하기 위해 대형 망치로 상점 유리벽을 한 번에 깬 뒤 침입해 1, 2분 안에 금품을 훔쳐 달아나는 수법을 써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달 28일에는 경북 경주시의 한 귀금속점 유리벽을 승용차로 후진해 부수고 귀금속을 훔치는 대담성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이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과 연계해 훔친 휴대전화를 ‘대포 폰’(단말기 고유번호가 없이 돌아다니는 휴대전화) 형태로 중국에 팔아온 것으로 보고 다른 조직과의 결탁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인천=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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