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사망' 前검사 징역3년 선고

  • 입력 2003년 11월 5일 18시 48분


서울지법 형사합의25부(이현승·李炫昇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서울지검에서 발생한 피의자 폭행 사망사건을 공모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홍경령(洪景嶺) 전 검사와 채모, 홍모 수사관 등 3명에 대해 법정구속 없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최모씨 등 수사관 4명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10월∼2년6월에 전원 집행유예를, 김모씨 등 수사관 2명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검찰에서 조사를 받던 피의자 조모씨가 수사관들의 가혹행위로 사망한 점이 인정되며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홍 전 검사는 수사관들의 이 같은 행위를 알면서도 묵인해 이 범행의 공범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용의자 박모씨의 얼굴에 수건을 덮고 물고문을 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수사관들이 박씨의 잠을 깨우기 위해 이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행위의 목적을 떠나 행위 자체가 가혹행위인 점은 인정된다”며 사실상 물고문이 실행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사실관계를 다투고 있는데다 유족과 합의했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 점을 감안해 실형이 선고된 3명의 피고인을 법정구속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홍 전 검사는 지난해 10월 경기 파주시의 한 폭력조직 내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피의자 조씨가 서울지검 수사관들의 가혹행위로 숨진 것과 관련해 이를 묵인 또는 방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올해 1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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