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너무자주 병원 간다…지난해 10곳이상서 진료

  • 입력 2003년 11월 5일 18시 55분


한 가지 질환을 고치려고 여러 의료기관을 찾거나 약을 지나치게 많이 복용하는 등 과다(過多) 진료자와 과잉 투약자가 연간 38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0곳 이상이나 70일 이상 의료기관을 찾았거나 약을 복용한 총투약일수(중복투약 포함)가 451일을 넘은 사람은 37만9367명으로 집계됐다.

과다 진료자 가운데 연간 15곳 이상의 병원 또는 의원을 찾은 환자는 2만7960명, 외래 (外來) 내원일수가 100일 이상인 사람은 6만8561명이었다. 또 투약일수가 510일을 넘는 사람은 5만2228명으로 나타났다.

과다 진료자와 과잉 투약자 가운데 66%는 여성이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59.6%로 가장 많았고 9세 이하가 14.5%, 50∼59세 14.1%, 40∼49세 7.2% 순이었다.

60세 이상의 경우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등 만성질환의 영향으로, 9세 이하 어린이는 감기 등 호흡기 질환에 대한 부모의 과민반응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과다 진료와 과잉 투약 사례가 크게 늘어나자 복지부와 건보공단은 지난해 1월부터 △입원일수 △투약일수 △내원일수를 합해 365일까지만 건강보험 대상으로 인정하는 ‘연간 요양급여일수 상한제’를 도입했다.

요양급여일수가 365일을 넘을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진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건보공단 박병태 건강증진부장은 “과다 진료 여부를 정확히 가려낼 수 있는 기준이 아직 모호한 상태”라며 “여러 병원을 찾는 것보다 단골 병원을 정해 일관성 있게 진료를 받는 것이 환자의 건강 증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과다 진료자와 과잉 투약자의 명단을 확보하는 한편 실태를 파악해 과다 진료에 대한 지침과 종합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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