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원은 수능의 난이도는 영역별로 다를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수 있도록 조정했다고 주장했다. 또 참신한 소재를 발굴해 출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으나 이미 출제된 소재라도 새로운 관점에서 재해석하거나 변형해 출제했다고 설명했다.
이종승(李鍾昇) 평가원장은 “사회탐구, 과학탐구는 해당 영역 점수를 필요로 하는 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춰 출제했다”고 말했다.
▽언어=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쉬운 수준이었다. 교과서 지문의 반영 비율이 높아져 수험생들이 예년에 비해 문제에 대한 생소함이 덜했다.
지문 길이는 지난해보다 짧아졌다. 문항당 배점은 1, 2, 3점으로 차등이 있었다. 모든 영역에서 지난해와 달리 소수점 배점이 사라졌다. 3점 문항이 5개나 출제돼 이들 문제에서 점수 차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읽기 영역에서는 국어(상)에 수록된 ‘언어의 체계, 구조, 기능’에서 지문이 나왔으며 국어(하)에 있는 고전시가 ‘유산가’가 출제됐다. 검인정 문학 교과서에서도 백석의 ‘고향’ 등 현대시와 고전시가 작품 일부가 나왔다. 수험생에게 익숙한 지문을 출제하되 문제의 방향을 전환해 변별력을 높이고자 했다.
최근 어휘와 어법의 오용 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과 관련해 고유어 익히기와 바른 언어 사용에 대한 2개 문항이 출제됐다.
읽기 비문학 영역에서는 인간의 양면성을 역사 진보의 동력으로 파악한 칸트의 글과 양자 역학의 독특한 성격을 조명한 글이 출제됐다. 전통에 대한 새 관점을 제시한 지문과 일러스트레이션에 대한 색다른 발상을 보여준 예술 지문도 선보였다.
듣기와 쓰기, 읽기와 쓰기 등 영역을 통합하거나 그림 사진 설계도 등 시각 매체 등을 통합해 출제한 문항이 있었다. 듣기에서는 라디오 드라마, 법정 심문, 의사와 환자의 대화 등 실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상황이 제시됐다.
▽수리=지난해보다 다소 쉬운 수준이었다. 기초 계산 능력, 이해력, 추론 능력 및 문제 해결 능력 등을 골고루 측정할 수 있는 문제들이 출제됐다.
지난해보다 중상 수준 난이도의 문제가 늘어 중상위권 학생들에 대한 변별력이 높아졌다.
인문계는 공통수학과 수학Ⅰ의 비율이 7 대 3, 자연계는 공통수학, 수학Ⅰ, 수학Ⅱ의 비율이 5 대 2 대 3으로 출제됐다.
교과서의 개념과 원리 법칙 등에 대한 이해 능력을 평가하는 데 중점이 두어져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내용을 묻는 문제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또 시간에 따라 사람의 호흡기에 유입되는 공기의 양, 열기구가 떴을 때의 속도와 높이, 컴퓨터 그래픽의 색상 문제 등 생활 소재를 다룬 문항도 눈에 띄었다.
▽사회탐구=기본 개념과 이론에 대한 이해 정도를 파악하고 교과목 특유의 탐구 능력과 사고력, 가치 판단을 포함한 의사 결정 능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공통문항은 각 교과목 간 또는 교과목 내 단원 통합형 문제들이 많았으며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선택 과목은 난이도가 비슷했다. 평가원은 “지난해 사회탐구가 어렵게 출제된 점을 감안해 난이도를 조절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세계화와 국민 의식, 자살 문제, 북한 응원단 등 사회 현안을 다른 문제도 많았다. 한국 역사상 파병과 관련된 사건, 조선시대 상인의 활동과 역사 지도를 관련시키는 통합적 성격의 문제도 있었다. 세계지리에서는 이라크나 칠레와 같이 정치 경제적으로 관심이 높아지는 지역과 관련된 내용을 묻기도 했다.
사회문화에서는 빌 게이츠의 성공사례와 같이 실제 자료를 통해 사회 문화 연구 방법을 묻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탐구 능력을 측정하는 문제들도 눈에 띄었다.
▽과학탐구=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측정하는 데 중점을 두었으며 교육과정의 주요 개념을 고루 포함할 수 있도록 출제됐다. 중요한 내용은 이전에 출제됐더라도 유형이나 내용을 일부 다르게 했다.
시사 현안과 관련이 있거나 최신 연구 결과 등을 응용해 까다롭게 여겨지는 문제들이 많았다.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난이도의 문제들이 출제됐으며 물리Ⅱ, 화학Ⅱ, 생물Ⅱ 등 선택 과목간 난이도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실험을 해 본 수험생이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았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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