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사람잡을' 엽사들 …순환수렵장 무분별 사격

  • 입력 2003년 11월 5일 22시 56분


충북 북부지역에 최근 순환수렵장이 개장하면서 총기에 의한 사고 위험성이 높아 주민과 등산객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

5일 충주시와 제천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이 지역 616km²(충주 245.56km², 제천 370.57km²)가 순환수렵장으로 지정, 내년 2월 말까지 4개월 동안 엽사들이 멧돼지와 고라니, 멧토끼, 꿩, 까치 등의 야생 조수류를 포획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엽사들은 수렵이 금지된 마을 주변이나 도로변 등에서도 마구 총을 쏴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는가 하면 주민이나 등산객들을 들짐승으로 오인, 사격하는 사례도 발생해 인명피해 발생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실제로 수렵 허용 첫 날인 1일 오후 2시 50분경 충주시 엄정면 신만리에서 꿩 사냥을 하던 권모씨(48)의 엽총에 이 마을에 사는 박모씨(56·여)씨가 허리를 맞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또 2일에는 충주시 엄정면 유봉리에서 엽총을 든 엽사 10여명이 마을 주민들이 일하고 있는 들녘을 향해 총을 쏘다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되돌아가기도 했다. 특히 최근 단풍철을 맞아 주말과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산을 찾는 등산객들도 많아 엽사들의 오인에 의한 가능성도 높다. 충주시 관계자는 “주택 및 도로에서 600m 이상 떨어진 곳과 국립공원 지역, 군사 보호시설, 호수 주변, 도시지역, 사찰 및 문화재 보호구역 등에서는 수렵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으나 일부 엽사들이 이런 규정을 지키지 않아 총기사고 위험이 높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충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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