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나주 '정부기관청사' 갈등 심화

  • 입력 2003년 11월 5일 22시 56분


광주시와 전남 나주시가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정부합동청사와 관련, 광주시가 광주건립 ‘굳히기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나주시장이 이에 반대하는 상경농성을 벌이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광주시는 5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10개 정부기관 합동청사가 광주시에 건립될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는 이 자료에서 “3일 국회 행자위에서 허성관(許成寬) 행자부장관이 민주당 전갑길(全甲吉) 의원의 질의에 대해 ‘특별행정기관들이 광주 밖으로 빠져나갈 이유가 없다’고 답변함으로써 사실상 광주건립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허 장관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전 의원의 지적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광주에서 땅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고 그 땅이 편의성과 접근성을 갖춘다면 이미 광주에 있는 기관들을 왜 (광주) 밖으로 뺍니까”라고 발언했다.

시는 이 같은 정부방침에 따라 합동청사 건립후보지로 △광산구 첨단과학산업단지 내 교육시설용지 또는 연구시설용지 △북구 본촌동 시건설안전관리본부 청사 일원 △남구 행암동 효천역세권 일원 등 3개 후보지를 선정해 행자부에 추천할 예정.

시 관계자는 “합동청사 광주건립은 순리에 따른 것이므로 사업계획을 조속히 확정해 줄 것과 함께 이들 3개 후보지 가운데 1곳을 시와 협의를 통해 선정해 줄 것을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주시에서는 신정훈(辛正勳) 시장이 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합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단식농성에 들어가는 등 광주시의 독주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신 시장은 ‘광주건립’ 확인 움직임과 관련, “김두관 (金斗官) 전임 장관 때 이미 나주로 확정된 것을 광주로 번복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묵과하지 않겠다”며 ‘나주확정’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후보지로 거론됐던 남평읍민 등 300여 명은 5일 남평읍에서 개최하려던 ‘정부합동청사 신축관련 남평읍민 총궐기대회’를 하루 앞당겨 4일 오후 열고 촛불시위와 함께 “나주건립을 위해 총력투쟁할 것”을 결의하기도 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