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결의대회에서 ▲정부가 제기한 400억원대의 손배.가압류 일괄취하 ▲공공부문 비정규직 실태공개와 차별해소 대책 마련 ▲파업에 대한 손배·가압류 금지제도 도입 등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를 통해 "지난 20일간 3명의 동지를 잃고, 우리는 충격 속에서 통곡의 시간들을 보냈다"며 "보다 강력한 총파업 투쟁으로 열사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가 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진행된 총파업에 현대차와 쌍용차 등 산하 100여개 사업장 조합원 9만여명이 참가했으며, 전국 18곳에서 개최된 결의대회에는 전국적으로 총 12만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서울 집회, 폭력사태로 번져▼
한편, 이날 서울 대학로 결의대회에 참가한 노조원 1만여명은 오후 4시경 대학로를 출발해 2개 차로를 이용, 종로 2가 탑골공원으로 행진했으며, 이후 광화문으로 진출하려다 이를 막는 경찰 35개 중대 4200여명과 30여분간 극심한 충돌을 빚었다.
경찰은 "가두행진은 탑골공원까지만 신고됐다"며 방패와 곤봉으로 참가자들을 차로에서 밀어냈으며, 이 과정에서 노조원 6~7명이 심하게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폭력사태는 대학로에서 경찰과 민주노총이 집회장소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면서부터 예견됐다.
당초 집회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민주노총의 요구로 혜화 로터리 방면 3개 차로를 막고 도로상에서 개최됐다.
경찰은 "마로니에 공원이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5000명 정도"라며 "집회 참가자가 예상보다 두 배나 많은 1만여명이 참석해 민주노총의 요구를 들어줬다"고 밝혔다.
하지만 집회참가자들이 경찰이 양보한 3개 차로를 넘어, 반대쪽 2개 차로까지 점거하자 경찰은 "공권력을 투입하겠다"며 강하게 경고했다.
5개 차로를 점거한 채 집회를 진행한 민주노총은 오후 4시경부터 2개 차로를 이용해 종로 2가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날 사태는 종로 2가에 도착한 민주노총 사수대 100여명이 미리 준비한 각목을 꺼내면서 악화되기 시작했다.
맞은 편 인도상에 도열해 있던 경찰 10여개 중대가 동시에 행진대열을 곤봉과 방패를 사용해 해산을 시도하자, 이에 놀란 참가자들이 한꺼번에 좁은 골목으로 도망치는 과정에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에 대항해 돌과 빈병을 던지기도 했으며, 이날 충돌로 주변 상가와 노점상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현장을 취재하던 외국계 통신사 한국주재 사진기자는 "연행할 것도 아니면서 왜 이렇게 심하게 때리냐"며 골목 안에서 비무장 노조원을 곤봉으로 구타하고 있는 경찰들을 막아서기도 했다.
▼민주노총 총파업 일정▼
민주노총은 이어 8일 밤 1만여명 규모의 전국노동자 대회 전야제를 개최하고 9일 서울 도심에서 10만여명이 참여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가질 방침이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손배.가압류와 비정규직 차별문제와 관련, 실질적인 대책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오는 12일에는 제조업에 철도와 지하철 등 공공부문까지 가세해 2차 전면 총파업(8시간)을 벌이기로 했다.
최건일 동아닷컴 기자 gaegoo99@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