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채점 결과 제각각=종로 대성 중앙 고려학원 등 4개 입시학원은 7일 각각 2만∼8만여명의 수험생을 상대로 가채점해 수능 예상 등급별 하한점수를 발표하려다 기관별로 점수 차이가 너무 크자 발표를 포기했다.
예상 등급점수가 1등급에서 최대 9점, 2등급에서 8점까지 벌어지는 등 편차가 심해 수험생들의 혼란만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예년의 경우 편차는 2점 안팎이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올 수능은 변수가 많아 분석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수험생 혼란=각 입시학원에는 8일로 예정된 고려대 2학기 수시모집 면접을 비롯해 각 대학의 2학기 수시모집 전형을 앞둔 수험생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고려대 2학기 수시모집에 예비 합격한 서울 J여고 박모양(18)은 “수능 예상 점수가 316점이지만 2등급 이내에 들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며 “수시모집을 포기하고 기말고사와 정시모집에 전념해야 할지 몰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대학마다 전형요소 및 그 반영비율이 달라 지원 대학을 빨리 결정할수록 남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크게 유리하다.
2학기 수시모집은 모집인원이 많기 때문에 수능 등급을 둘러싼 혼란의 파장이 크다. 2학기 수시모집 인원은 14만6380명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34%선이며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48개 대학이 수능 등급을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한다. 또 정시모집에서도 16개 대학이 수능 등급을 활용한다.
정보 부족으로 혼란을 겪기는 수험생뿐만 아니라 진학담당 교사들도 마찬가지. 서울 모 고교 진학부장은 “입시 전문학원의 가채점 결과를 진학지도에 활용하려 했지만 정보가 부족해 난감하다”고 털어놨다.
서울 양재고 이준순 교감은 “올 수능 정보가 부족해 지난해 대학 배치표를 기준으로 학생들과 면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인근 고교와 가채점 결과를 공유하며 진학지도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재수생 늘어날 듯=일선 고교들은 6일 수능 평균점수가 소폭 오를 것이라는 평가원의 표본채점 결과를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서울 이화여고 3학년 담임 김모 교사는 “전체 학생들을 상대로 가채점한 결과 점수가 지난해보다 떨어졌다”고 말했다.
고려학력평가연구소 유병화 평가실장은 “재수생의 성적이 올랐다는 소문이 돌고 진로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도 부족하자 7일 오전에만 재수하려고 서울본원에 등록한 학생이 43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기관인 평가원이 수능 점수 분포표와 등급 예상점수 등 보다 정확하고 신뢰할 만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야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 용인고 박만제 진학부장은 “평가원이 다양한 자료와 분석 결과를 내놔야만 진학지도시 혼선을 막고 입시기관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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