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억 비자금숨긴 빌라는 로비스트 린다 김 집터

  • 입력 2003년 11월 7일 18시 27분


‘로비스트의 은신처가 검은돈의 창고로….’

6일 서울지검에 횡령 혐의로 구속된 중견건설업체 S사 대표이사 홍모씨(44)가 빼돌린 현금 75억원 등을 보관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 빌라의 터가 무기중개 로비스트로 유명한 재미교포 린다 김의 집터였던 것으로 7일 밝혀졌다.

▶본보 7일자 A31면 참조

홍씨 일가 3대가 모여 사는 3층짜리 단독주택 맞은편에 있는 이 빌라는 지난해 경기지역의 한 건설업자가 김씨측으로부터 사들인 뒤 단독주택을 헐고 5층짜리 빌라로 다시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씨는 S사 설립자인 아버지가 자신을 신임하지 않는 데 불만을 품어오다 지난해 5월 이 빌라 2층을 구입한 뒤 회사에서 빼돌린 현금을 55차례에 걸쳐 옮겨와 4평 남짓한 안방에 종이박스에 넣어 보관해 왔다. 무기도입 관련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김씨는 이양호(李養鎬) 전 국방부 장관과 연서(戀書)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난 후 세인의 관심을 피해 이 단독주택에서 은신하며 기자들과 ‘숨바꼭질’을 했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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