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이며 미래학자인 미국의 폴 케네디 교수는 한국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흡수할 수 있는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중국 동북부 연안항에 비해 경쟁 우위에 있고 인천국제공항 물류망을 활용할 수 있는 인천이 동북아 물류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이론적 근거이다.
필자는 중국에서 큰 위기감을 느꼈다.
중국의 사회기반시설 개발 속도를 감안할 때 한국이 그들의 부가가치를 제대로 흡수할 수 있을지, 경쟁 우위를 향유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상하이와 베이징의 공항에서는 화물터미널 확장 공사가, 또 다롄 칭다오에서는 항만건설 사업이 대대적으로 추진되고 있었다. 내륙의 산업단지를 잇는 고속화도로 공사도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
한국 물류정책 당국자나 업계 관계자들은 화물 물동량이 늘고 있다고 자만하지만 이는 큰 오산인 것 같았다.
한국이 동북아 물류중심이 되려면 현재의 강점을 내세우기 전에 취약한 부분이 무엇인가를 짚어봐야 한다. 국가 경제력의 절반 이상과 주요 공단이 집중돼 있는 수도권의 항만과 도로 등 기반시설을 확대해야 하는데 거북걸음이다.
인천의 경우 송도신항만, 북항, 남항 등에 2010년까지 54개 선석(접안시설)을 신설할 계획이다. 반면 다롄과 톈진, 상하이는 2년 후 각각 30∼50개 선석을 완공할 예정이다. 동북아 물류중심에 대한 주도권을 한국에 넘겨주지 않겠다는 중국의 메시지다.
중국은 외적 팽창에 비해 내적 충실도가 한국에 떨어진다는 평가여서 아직 시간적 여유는 있는 것 같다. 중국은 행정통합시스템이 낙후돼 각 성이나 시마다 제각각인 법규와 조례를 정비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또 지역간 불균형 해소를 위한 사회기반기설 투자에도 상당한 재정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물류는 흐르는 물과 같아서 이용에 장애가 있으면 옆길로 돌아가게 된다. 한국이 동북아 물류중심이 되려면 철저히 소비자 입장에서 준비해야 한다.
이상용(인천복합운송협의회장·incf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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