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쟁점]성남市 '프레타포르테' 사업

  • 입력 2003년 11월 10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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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기성복 박람회의 하나인 프레타포르테 패션쇼. 프레타포르테페미닌협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 등에서 매년 두 차례씩 열린다. 사진제공 성남시
세계적인 기성복 박람회의 하나인 프레타포르테 패션쇼. 프레타포르테페미닌협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 등에서 매년 두 차례씩 열린다. 사진제공 성남시
‘300실 이상 규모의 특급호텔과 대규모 전시장, 지상 4층 규모의 쇼핑센터 4개동, 10억달러 이상의 외자유치, 25만명 이상의 고용효과, 20조∼30조원의 부가가치 창출….’

경기 성남시가 2008년까지 1조4000억원의 민자를 유치해 건립하겠다고 지난달 14일 밝힌 ‘프레타포르테 성남 패션시티’의 청사진이다.

프레타포르테 사업을 두고 요즘 성남시가 시끄럽다. 민간기업에 엄청난 특혜를 줬다는 주장과 한국이 아시아 패션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할 기회라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유치 과정=지난해 8월 성남시는 문화예술과장 명의로 ㈜프레타포르테아시아(이하 아시아)의 민모 대표(34)에게 프레타포르테 패션단지 유치 의향서를 보냈다.

이는 2001년부터 세계민속예술축제를 성남시와 공동으로 주최해 온 ㈜경평인터내셔날(이하 경평) 고모 대표(46)의 제안을 성남시가 받아들여 이뤄진 것이다.

올해 9월 성남시와 아시아, 경평은 업무추진약정서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민 대표와 성남시 서효원(徐효源) 부시장이 ‘프레타포르테 성남 컬렉션과 패션시티를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협약서에 서명했다.

시는 패션시티 인허가 등 행정사항을 지원하고, 아시아는 프레타포르테 소속 브랜드 및 유명 디자이너의 입점 유치를 맡는다는 것이 협약서의 주요 내용. 경평은 성남시티 사업의 시행사로 선정됐다.

시는 최근 경기도에 판교신도시 벤처단지 내 6만평을 패션단지로 지정해 줄 것을 건의하는 한편 내년 ‘프레타포르테 성남컬렉션’ 개최 예산으로 4억원을 책정했다.

▽특혜 시비=문제는 아시아가 프레타포르테 컬렉션을 주관하는 프레타포르테페미닌협회(이하 페미닌협회)의 산하기관이 아닌 데다 사업시행사가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것.

성남시의회는 “2001년 민 대표와 함께 프레타포르테 부산 컬렉션을 개최한 부산시가 민 대표의 신뢰성을 문제 삼아 지난해부터 행사 대행사를 바꿨다”며 “아시아는 단순한 민간기업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시는 민 대표가 당시 프랑스인 모델료 등 상당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또 경평이 프레타포르테 성남시티 시행사와 컬렉션 총괄 주관사로 선정된 배경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순수한 패션사업”=민 대표는 “페미닌협회로부터 아시아지역에서 ‘프레타포르테’라는 명칭 사용을 독점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았다”며 “경평이 단독 시행사로 선정되는 것에 반대하며 페미닌협회의 주관 아래 성남시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패션산업의 발전을 위해 성남시티 유치를 추진했는데 문제가 된다면 당장 그만둘 수도 있다”며 지난해 7월 페미닌협회와 체결한 협약서를 10일 공개했다.

그러나 협약서에는 “아시아는 프랑스 프레타포르테 패션 디자이너들의 아시아지역 내 마케팅과 유통, 라이선스사업, 홍보 등의 일반적인 프로모션을 위한 지원에 외부적으로 최선을 다한다”고만 명시돼 있어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기성복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오트쿠튀르와 함께 세계 양대 의상 박람회의 하나로 프레타포르테페미닌협회(회장 장피에르 모초) 주관으로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이탈리아 밀라노 등에서 매년 두 차례씩 컬렉션을 연다.

성남=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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