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언어영역 시험문제에 대해 할 말이 있다. 오정희의 단편소설 ‘중국인 거리’ 중 일부가 지문으로 나왔다. 거기엔 ‘대글대글 이빨에 부딪치던’이란 표현이 있다. 그러나 ‘이빨’은 ‘이’의 낮춤말로 주로 동물에 대해 사용하는 표현이다. 사람에 대해서는 ‘이’라고 해야 자연스럽다. 또 ‘낮은 철조망을 깨끔발로 뛰어넘었다’라는 대목도 있는데 ‘깨끔발’은 사전에 없는 말로 ‘앙감질’(한 발을 들고 한 발로만 뛰는 것)이 맞다. 사전에는 ‘깨끔박질’이 있는데, 이는 함경도 방언이다. 소설에서 작가는 실감을 살리기 위해 사투리 표현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수능시험 지문에 이런 사투리 표현을 굳이 등장시켜야 할지는 의문이다. 이런 문제가 있는 지문을 꼭 출제해야 한다면 각주로 설명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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