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구의회의장 살해 암매장…돈 뺏으려 구덩이 파놓고 납치

  • 입력 2003년 11월 14일 18시 18분


건설회사 사장을 납치해 살해한 뒤 야산에 구덩이를 파고 암매장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4일 전직 서울시 은평구의회 의장 출신인 건설업체 대표 박정운씨(61·서울 은평구 신사동)를 승용차로 유인해 흉기로 살해하고 암매장한 혐의(강도살인 및 사체유기)로 최모씨(42)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최씨의 동생(28)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달부터 돈 많은 사람들을 납치해 돈을 뜯은 뒤 살해하기로 공모하고 4일 대학 재학 중 우연히 알게 됐던 전 새마을금고 이사장 박씨에게 전화를 걸어 “뵙고 드릴 말씀이 있으니 식사나 같이 하자”며 신사동 자택 앞으로 유인했다.

이들은 박씨를 자신들의 승용차에 태운 뒤 금품을 요구했으나 박씨가 심하게 저항하자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이날 밤 경기 용인시 상가동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 등은 암매장을 위해 지난달 중순 용인시 부근 야산에 1.2m 깊이의 구덩이를 파놓고 노끈과 테이프 흉기 등 범행 도구도 미리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2001년부터 최근까지 무인경비업체 지사를 운영하면서 부유한 고객들을 중심으로 범행 대상을 물색해 왔다.

경찰 조사에서 최씨 등은 그동안 운영하던 사업이 실패하고 수천만원씩 도박빚을 져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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