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늦깎이’ 지망생도 가세하면서 각 대학 교육대학원, 초중등교사 임용고시학원 등 교사가 되는 길목마다 지망자가 몰려 이른바 ‘교사고시’라는 신조어마저 등장하고 있다.
▽극심한 경쟁=20일 오후 7시 서울 노량진의 A학원. 30일로 다가온 중등교사 임용고시에 대비해 교육학 마무리 강의를 듣고 있는 400여명의 수험생으로 강의실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게시판에는 ‘최종 대비반’, ‘임용논술 파이널 단기 특강’과 같은 선전문과 함께 수험생들의 모의고사 성적이 나붙어 긴장감마저 돌았다.
이 학원에서 강의를 듣는 수강생은 무려 2000∼3000명 선. 이와 별도로 3000여명의 수험생이 학원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직장을 알아보다가 여의치 않아 1년 넘게 이 학원을 다니고 있는 임모씨(29)는 “미래가 보장된다는 생각에서 교사직을 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씨는 올해 경쟁률이 10 대 1 가량 되는 울산지역 영어 전공 임용시험에 지원했다.
2004학년도 중등교사 임용시험에는 모두 6405명이 지원해 지난해 10.78 대 1보다 훨씬 높은 15.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살인적인 경쟁률은 각 대학 교육대학원도 예외가 아니다. 교육대학원은 임용고시를 볼 수 있는 교원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으로 뒤늦게 교직에 나가려는 사람들이 주로 선택하는 코스.
중앙대 교육대학원의 경우 지난해보다 지원자가 무려 400여명이나 늘었고 고려대에도 1200여명의 지원자가 도전장을 던졌다. 이 학교 관계자는 “특히 영어, 국어 등 인기 전공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30대 ‘늦깎이’ 수험생들=교직 지원자의 평균 연령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도 새로운 추세.
2년간 대기업을 다니다 그만둔 김모씨(31·여)는 현재 내년도 교대 편입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10 대 1을 훌쩍 넘는 경쟁률에 30대인 나이도 부담스럽지만 김씨는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규칙적으로 정해져 있고 공무원 수준의 안정된 직장이기 때문에 매력을 느껴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내년도 초등교원 임용고시의 30대 지원자는 2003년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연세대 교육대학원측은 “1400여명의 지원자 중 절반이 30대 이상이며 이 때문에 올해에도 극심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바쁜 직장 생활에도 수험정보를 구하려는 직장인을 중심으로 ‘임용고시 스터디’가 인터넷 카페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고, 이들을 위해 임용고시 지원 절차와 공부 방법만을 전문적으로 상담해주는 카페도 생겨났다.
▽미래에도 안정된 직장일까=교사가 인기 직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은 다른 직장보다 오래 보장되는 정년과 여가 보장 등 안정성 때문.
그러나 교사로서의 사명감이 없으면 결코 쉽지만은 않은 직업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또 현재보다 미래의 안정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세대 김농주(金弄柱) 취업담당관은 “일반 회사의 과중한 근무강도 때문에 교직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나 출산율의 저하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미래에는 교사의 직업안정성도 담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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