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盧 특검 수용을”,우리당 “대통령권한 무시 헌법파괴”

  • 입력 2003년 11월 23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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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노무현 대통령이 특검법안을 거부할 경우 전면 투쟁에 돌입하겠다는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을 일제히 비난했다.

특히 민주당은 ‘한-민 공조’에 대한 지지층의 비난을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판단한 듯 한나라당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예산안을 볼모로 가두홍보전 등 전면 투쟁에 나서는 것은 아날로그식 구태정치”라며 “한나라당이 불법 대선자금이라는 자신들의 부정은 덮어둔 채 남의 허물만 들추려고 한다”고 맹비난했다.

같은 당 박주선(朴柱宣) 의원은 “한나라당의 행태는 진실을 규명하겠다던 특검 제안이 정치적 공세였음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날 민주당은 김성순(金聖順) 대변인을 통해 ‘대통령의 특검 거부 시 재의결한다’는 당론에는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당초 한-민 공조에 반대했던 민주당 소장파 의원들도 최근 노 대통령의 총선을 겨냥한 듯한 적극적인 정치적 행보를 견제할 필요 때문인 듯 재의결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다.

열린우리당도 비난공세를 퍼부었다. 이재정(李在禎) 총무위원장은 “한나라당의 태도는 대통령에게 부여된 권한(거부권)을 무시한 헌법 질서 파괴행위”라고 비판했다.

박양수(朴洋洙) 조직총괄단장은 “이라크 사태로 국내외 정세가 불안하고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분을 잃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수권정당의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자민련 정우택(鄭宇澤) 정책위의장도 “4당 총무가 합의한 신행정수도특위 구성을 무산시킨 한나라당이 특검에 대해서도 방향을 바꿨다”며 “한나라당은 예측할 수 없는, 웃기는 정당”이라고 깎아내렸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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