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를 너무 낮추면 투기 우려가 있어 과열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다.”
다음달 2∼5일 분양되는 서울 마포구 상암지구 7단지 40평형(전용면적 32평)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1200만원으로 결정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분양가가 발표된 25일부터 서울시와 도시개발공사 홈페이지에는 이를 성토하는 내용의 글이 잇달아 오르고 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25일 상암동 DMC홍보관 옆에 개설된 7단지 모델하우스는 찾는 이가 거의 없었다. 인근 L부동산 관계자는 “분양가가 높아서인지 시민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암 7단지는 총 17개동에 733가구가 공급된다. 이 가운데 571가구는 원주민과 철거민을 대상으로 내년 하반기 특별 공급되며 나머지 162가구가 이번에 일반 분양된 것. 일반 분양분에 대한 분양가 1200만원은 주변의 민영아파트 분양가인 1000∼1100만원보다 다소 높다.
도개공 역시 분양가가 높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낮은 분양가는 투기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공사측은 해명했다.
도개공의 강성렬 예산팀장은 “상암은 3단지(33평형)의 아파트가격이 평당 1500만원선으로 껑충 뛸 정도로 관심이 집중되는 지역”이라면서 “마포 R아파트와 용산 D아파트의 분양가 평균인 1221만원보다 약간 낮은 가격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강 팀장은 또 “분양수익금의 대부분은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 10만호 건설’에 사용되며 남는 부분도 장학금 지원 등 공익사업에 쓰인다”며 시민들의 이해를 당부했다.
그러나 부동산114의 김혜연 차장은 “분양가가 다소 높을 것이라고 예측은 했지만 1200만원은 좀 과하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은 “공공기관이 거품이 들어간 주변 시세에 맞춰 분양가를 책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도개공이 사들인 땅값과 아파트 건축에 들어간 비용을 자세히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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