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계천 노점상 강제 철거…일부 상인 불지르며 저항

  • 입력 2003년 11월 30일 18시 21분


30일 서울 청계천 일대 노점상들이 돌 등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철거 용역업체 직원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이동식 좌판과 리어카 등을 강제 철거했다. -변영욱기자
30일 서울 청계천 일대 노점상들이 돌 등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철거 용역업체 직원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이동식 좌판과 리어카 등을 강제 철거했다. -변영욱기자
서울시가 30일 청계천 복원공사를 위해 청계천로 주변의 노점 철거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일부 노점상들이 폐타이어 등을 쌓아 놓고 불을 지르며 강력하게 반발해 5명이 다치고 오전 한때 이 일대의 교통이 차단되는 등 혼란을 빚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7시경부터 공무원 및 용역업체 직원 3500여명과 지게차 굴착기 등 작업차량 400여대를 투입해 노점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29일 오후 11시경부터 청계7가에서 8가 사이에 모여 농성을 벌여온 노점상 1500여명은 철거반이 투입되자 폐타이어와 쓰레기 판자 등을 이용해 바리케이드를 치고 불을 지르거나 소주병과 보도블록을 던지며 강하게 저항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소방차와 살수차 등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이자 노점상들이 대부분 흩어졌으며 청계7가 네거리에 남아 농성을 계속하던 150여명의 노점상들도 30일 오전 10시반경 모두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철거용역업체 직원 4명과 크레인에 매달렸다가 떨어진 노점상 1명이 부상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격렬한 시위를 벌인 노점상 5명을 연행해 조사 중이다. 서울시는 이날 청계2가에서 9가까지 540여개에 이르는 노점을 모두 철거했으며 이 중 철거에 협조한 250여개의 노점은 동대문운동장으로 옮겨 영업을 계속하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철거작업에는 노숙자들이 동원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철거반 동원은 용역업체에서 일괄적으로 했기 때문에 노숙자들이 동원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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