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자 A30면 ‘현진건 고택 방치 끝 철거’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고 어이가 없었다. 한국 근대문학사에 큰 획을 그었던 작가 현진건의 서울 종로구 부암동 고택을 집 주인이 철거한 사실을 서울시측에서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게 말이 되는가. 더구나 이 기사에서 서울시가 현진건 고택을 문화재적인 가치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는데, 과연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판단기준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이미 사라져버린 고택은 말이 없다. 집 주인이 이곳에 어떤 건물을 지을지도 알 수 없다. 훗날 우리 자손에게 ‘술 권하는 사회’ ‘빈처’의 작가 현진건의 고택을 보여줄 수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서울시는 이제라도 근대건축물에 대한 실질적인 보존과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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