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복지사업에 정성을 쏟고 있는 인천보육원(인천 남구 학익1동) 김영길 원장(62)은 요즘 철거작업이 한창인 보육원 건물을 보면 아쉬움이 크다.
1980년 원장을 맡은 이후 원생이 늘어날 때마다 단층에서 2, 3층으로 쌓아올린 손때 묻은 건물이 헐리고 있어 마음이 아픈 것. 그러나 이 자리(900여평 부지)에 원생 2명이 방 1개씩을 쓰는 아파트형 보육원과 지역아동복지센터를 새로 짓기 때문에 금방 힘이 쏟는다.
전국 보육원 가운데 처음 운영되는 지역아동복지센터는 행정자치부와 인천시로부터 10억원의 건립비용을 지원받았다.
김 원장은 “지상 4층 규모로 신축되는 아동복지센터는 발달장애아를 위한 언어, 미술, 놀이치료실과 청소년도서관, 예체능 프로그램 강의실 등을 갖출 것”이라며 “이들 시설은 원생뿐만 아니라 지역 청소년들도 무료 또는 실비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는 맞벌이부부를 위해 저학년 초등생을 밤늦게까지 돌볼 수 있는 ‘방과 후 교실’도 연중무휴로 운영할 계획이다.
인천보육원은 원생 및 지역 아동 대상의 언어 및 미술치료를 비롯한 다양한 정서취미 프로그램을 수년 전부터 실시하고 있다.
“70여명의 어린이가 1인1기(1人1技)를 갖추기 위해 음악 미술 무용 태권도 등 적성에 맞는 예체능 강좌를 듣고 있어요. 음악에 소질이 있는 아이들로 구성된 합주단은 인천종합문예회관 등에서 정기공연을 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갖췄어요.”
보육원은 원생과 후원회원이 함께하는 야유회, 극기훈련, 문화체험 수련회 등도 수시로 열고 있으며 이런 소식을 1984년부터 월간 ‘푸른 마을’을 통해 알리고 있다.
김 원장이 84년부터 조직한 후원회의 도움으로 이처럼 알찬 문화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그는 “정회원 300여명, 개별회원 870명으로 구성된 후원회가 연간 8000만∼1억원을 지원하고 있다”며 “후원금은 원생들의 정서 함양 외 인천지역 아동복지시설 사업, 백일장, 그림 그리기대회 등에도 쓰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후원회원이 된 인천 출신의 개그맨 이혁재, 장용씨 등은 지난달 26일 버스 2대를 빌려 원생 70여명과 소풍을 떠나기도 했다.
김 원장은 “예전엔 고아가 많았지만 이젠 결손가정이 주로 아이를 맡기고 있다”며 “보육사업도 아이를 돌보는 것에 머물지 않고 창의력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