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쟁정]경부고속道 버스차로제 확대실시

  • 입력 2003년 12월 2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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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만 경부고속도로에서 시행 중인 버스중앙전용차로제를 평일 출퇴근 시간대로 확대하는 문제가 관계 기관 사이의 의견차로 진통을 겪고 있다.

건설교통부와 서울시, 경기도는 조기 또는 확대 시행을 주장하는 반면 경찰청은 위반차량 단속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버스전용차로제 시행 여부의 최종 결정권자는 경찰청장으로 경찰위원회와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면 경찰청이 이를 고시한 뒤 시행에 들어간다.

이 같은 절차를 밟는 데 최소 3, 4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그 시기는 내년 3, 4월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범운영해 보았더니=경찰청과 건교부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은 9월 한 달 동안 경부고속도로 수원 나들목∼서초 나들목 26km 구간에서 평일 출퇴근 시간(서울방향 오전 7∼9시, 수원방향 오후 6∼8시)에 버스중앙전용차로제를 시범운영했다.

그 결과 출근시간대 서울톨게이트→반포 나들목(17km)의 주행시간이 버스는 평균 4분18초가 단축된 반면 승용차는 3분48초가 더 걸렸다.

그러나 버스전용차로 주행차량의 절반 정도가 위반 차량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본격 시행으로 위반차량을 단속할 경우 버스의 주행시간은 평균 9분42초 단축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승용차의 주행시간은 7분12초 정도 더 걸릴 것으로 예측돼 버스와 승용차의 주행시간 격차는 17분 정도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경제적 편익은 버스 승객의 시간절약 효과와 차량운행의 비용 절감 효과 등을 포함해 오전 2시간 동안 1538만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출근시간대 수원 나들목→서울톨게이트와 퇴근시간대 서초 나들목→수원 나들목에선 버스전용차로제의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후까지 확대하자”=대중교통 우선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건교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시범운영 결과 버스운행시간의 단축 효과가 뚜렷한 서울톨게이트∼서초 나들목 서울방향에 대해 빠른 시일 안에 버스전용차로제를 시행하자는 주장이다.

서울시는 “내년에 강남대로 등 서울시내 6개 주요 간선도로에 버스전용차로제를 도입하면 경부고속도로와 연계돼 상승효과가 클 것”이라며 “오전 2시간뿐 아니라 상시 정체시간인 오후 6∼8시에도 서울방향의 경우 버스전용차로를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승용차에 너무 가혹한 정책”=경찰청은 위반 차량에 대한 단속이 쉽지 않다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전용차로가 1차로여서 무인단속기(폐쇄회로TV)를 활용해야 하는데 무인단속기로 9인승 승합차의 경우 6인 이상이 탑승했는지(5인 이하 탑승시 단속 대상)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

효과보단 반발이 클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경기대 신치현(申治玹·도시교통공학) 교수는 “경부고속도로 정체의 근본 원인은 진출입로 입구가 좁기 때문”이라며 “이에 대한 정비 없이 버스전용차로를 운영하는 것은 승용차에 지나친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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