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내 농촌지역 사립 고등학교에서 교직원 장학회가 잇따라 설립되고 있다.
교직원 장학회 발족은 넉넉지 않은 월급이지만 십시일반 보태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성적이 괜찮은 학생들을 돕고 학교도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이뤄지고 있다.
마산시 진동면 삼진고등학교(교장 조유제·趙遺濟) 교직원 40여명은 올 3월 교내 장학회를 설립했다. 개교 30주년을 맞아 올 초 동문회가 기금 4억5000만원으로 80명 수용 규모의 기숙사를 지어주자 교직원 사이에서 “우리도 학생들을 위해 좋을 일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온 것이 계기가 됐다.
교장과 교사들은 박봉 속에서도 장학회 설립 기금으로 수십만∼100만원씩을 선뜻 내놨다.
이들 교직원은 이후 월급에서 자발적으로 1, 2만원씩을 갹출해 매달 가정형편이 어려워 기숙사비나 등록금을 내기 어려운 학생 6명에게 10만원씩 전달하고 있다.
창녕군 남지읍 남지고등학교(교장 박병영·朴昞永) 역시 3월 교직원 장학회를 출범시켰다.
37명의 교직원이 매달 1만원씩 낸 돈으로 모의 수능성적이 우수한 3명의 학생에게 30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이 학교 이창수(李昌洙)교감은 “앞으로 기금이 쌓이면 우수대학 진학생에게도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성군 회화면 고성고등학교(교장 김홍근·金洪根)의 교사와 직원 51명도 지난해 9월 ‘고성고등학교 교직원 장학회(회장 구진세·具眞世교사)’를 만들어 매월 교사는 3만원, 직원은 1만원씩을 월급날 내놓는다.
이 돈으로 올 초 신입생을 모집할 당시 우수 학생 5명에게 1인당 100만원씩을 지원했다. 현재 1500만원이 적립돼 있으며 이 중 일부는 내년도 학생 유치에 쓸 계획.
앞서 이 학교 교직원들은 1998년부터 ‘사랑의 계좌’라는 이름으로 1인당 5000∼1만원씩을 거둬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50여명에게 매달 학교 급식비 4만원씩을 대주고 있다.
삼진고등학교 장학회 실무를 맡고 있는 하걸수(河杰秀·41) 교사는 “연합고사가 적용되지 않는 농촌지역의 경우 도시로 나가는 학생이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교직원 장학금이 학습의욕을 북돋우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산=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