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노량진에서 분당구 정자동까지 출퇴근하는 이모씨(44)는 평소보다 1시간 이른 오전 7시 집을 나섰지만 3시간 만인 오전 10시에 회사에 도착했다. 승용차를 놓고 이용한 버스는 오전 8시40분에 판교IC를 통과했다. 판교IC부터 정자동 회사까지 평소 15분 걸리는 거리를 정확히 1시간이 걸려 도착했다.
이씨는 “왕복 10차로의 성남대로조차 제설작업이 되지 않았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도대체 경기도와 경찰은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수원시와 의정부시 안양시 용인시 등 경기도의 다른 도시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안양시 석수동에서 수원으로 출근한 김원선씨(21·여)는 “평소 1시간20분 걸리던 출근 시간이 3시간이나 걸렸다”며 “안양시 중앙로도 제대로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첫눈이 내린 이날 서울시와 경기도 등 수도권은 불과 몇cm의 눈에 교통이 완전히 마비되다시피 했다. 이 때문에 많은 회사원들이 무더기로 지각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서울 구로구에서 강남 지역으로 출근하는 회사원 이모씨(32)는 “월요일이라 평소보다 30분 일찍 출발했는데도 4시간이나 걸렸다”며 혀를 내둘렀다.
회사원 곽동원씨(28·서울 광진구 중곡동)도 “사람들이 전부 지하철로만 몰리는 바람에 강남역에서 택시를 잡는 데만 20분이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크고 작은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경기도에서만 이날 낮 12시 현재 모두 49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54명이 부상했다.
시민들은 행정당국의 늑장 대응과 기관장들의 안이한 대처가 폭설 피해를 키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실제로 상당수의 경기도 시군구 단체장들은 집이나 공관에 머물며 전화로만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전 4시30분에 대설주의보가 발령된 의정부시의 경우 일부 직원들은 전화조차 받지 않는 등 비상연락망이 무용지물이었다. 이 때문에 의정부시의 제설작업 관련 공무원들은 오전 6시에 시청으로 모여 출근이 시작된 7시경부터 제설작업에 들어갔다.
의정부시측은 “이미 도로가 출근차량으로 막히는 바람에 제설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경기도 재해대책상황실은 “눈이 내린다는 예보에 따라 7일 오후 6시부터 비상근무에 들어가 도 전체적으로 6700여명의 인력과 870여대의 제설차량을 동원해 5만1000여 포대의 염화칼슘과 모래를 뿌렸으나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8일 오전 1시경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한 경기지역은 이날 낮 12시 현재 안산시에 가장 많은 12cm가 내렸으며 화성시가 9.5cm, 수원시 평택시 군포시 의왕시가 8.0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이천=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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