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옛 대구 삼성상용차 공장 부지(18만1225평)를 재활용하기 위해 대기업 유치활동을 펴고 있는 가운데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삼성상용차 생산설비 매입을 놓고 한 중 베트남 등 3개국 관련 업체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상용차 생산라인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대구시는 퇴출된 옛 삼성상용차 부지에 첨단산업을 유치, 지역산업의 구조전환의 계기로 활용한다는 방침.
시는 이를 위해 대구도시개발공사를 통해 공장 부지와 함께 매입한 삼성상용차의 건물(낙찰 감정가 320억원)과 상용차 생산라인(감정가 170억원)을 내년 2월까지는 모두 매각 처분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이 준공 당시 무려 5000억원을 들여 설치한 공장 설비를 헐값에 확보할 경우 이를 상용차 생산라인으로 재활용하거나 다른 자동차 업체에 되팔 경우 엄청난 부가가치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외 한국 중국 베트남 등 3개국 5,6개 업체가 상용차 설비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부 업체는 자사 매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역 언론매체 등을 활용, 홍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업체 가운데 ㈜한서정공은 상용차 설비를 활용해 대형 특장차 등을 생산할 경우 시장성이 있다고 보고 외국자본 유치 등을 통해 상용차 설비 매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삼성상용차 출신 기술자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KCA는 시장성이 높은 중국 자동차 업계와 제휴, 생산라인을 중국으로 옮기고 대구지역에 연구·개발(R&D) 업체를 설립해 대구권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안을 제시하는 등 설비 매입에 적극적이다.
베트남 국영엔진 및 농기계 생산공사 관계자들도 최근 대구도시개발공사와 삼성상용차 공장을 방문, 3년째 가동이 중단된 생산라인 등을 둘러본 뒤 매입 의사를 강력하게 표명하는 등 경쟁에 뛰어들 태세다.
▽대구시 입장=시는 매입 희망업체가 많아 공개입찰 방식으로 매각할 방침이라며 건물과 설비를 파는 과정에서 최대한 남는 장사를 해 시의 열악한 재정에 보탬이 되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조만간 전문기관에 설비와 건물에 대해 가격 재감정을 의뢰한 뒤 늦어도 내년 2월까지는 모두 매각할 계획”이라며 “대구지역에 대기업과 해외 자본 유치가 이뤄지는 쪽으로 설비를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상용차=대구 달서구 파산동 성서3차 산업단지에 위치한 삼성상용차는 2000년 11월 퇴출이 결정되면서 하청업체 등 지역 중소 기업의 연쇄도산 등 지역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삼성상용차 부지 설비 등은 채권단에 의해 여러 차례 해외 매각이 시도됐으나 실패했으며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법원 경매에서도 2차례나 유찰되는 등 주인을 찾지 못하다 10월 17일 경매에서 대구시 산하기관인 대구도시개발공사에 949억원에 낙찰됐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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