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는 내년 4월 이후 주민투표 실시를 고려하고 있으나 대책위는 늦어도 내년 1, 2월에는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자부는 전북 부안군의 13개 읍면에서 최소 한번 이상의 ‘합동 찬반토론회’를 열고 주민들이 참여한 공동조사단이 일본 등 해외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을 견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 자유로운 가두 홍보 활동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자부 당국자는 “합동토론회만 2달 이상 걸릴 것”이라며 “공동조사와 홍보 기간을 고려하면 내년 4월 이후에 주민투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책위는 주민투표 준비는 한달이면 충분하다고 보고 내년 1월 16일을 주민투표 시한으로 정부에 제안했다.
대책위 김종성 집행위원장은 “정부 주장은 시간을 끌기 위한 말장난이다”면서 “절차를 핑계로 투표 시기를 내년 총선 이후로 미룬다면 불행한 사태가 재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대책위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있으며 5개월간 격렬한 시위과정에서 생긴 앙금이 있어 자유로운 홍보 활동이 이뤄질지도 현재로선 의문이다.
한편 부안군에서는 방폐장 주민투표를 둘러싸고 찬반 운동이 구체화되고 있다.
대책위는 13일 오후 3시 부안수협 앞에서 다른 지역 노동계와 농민회 등 50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어 주민투표에 대비한 세(勢) 결집을 계속할 계획이다.
찬성측 단체인 부안경제발전협의회는 12일 부안예술회관에서 창립총회를 갖기로 했다. 이 협의회는 부안군지역발전협의회와 부안사랑나눔회 등 찬성 단체들로 방폐장 유치 대책위를 만들기로 했다. 이 협의회 회원들은 10일부터 ‘이제 서로 사랑할 때’라는 제목의 전단 500여장을 부안읍내 상가와 아파트 등에 붙였다.
이 협의회 차용이(車龍伊) 사무처장은 “부안군이 다른 지역과 경합을 벌인다 해도 유치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방폐장의 실상을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부안=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