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씨 검찰 자진출두]청와대-각당 반응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과 검찰출두에 대해 여야 정치권은 “정치개혁의 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으나 후속조치에 대해서는 제각각의 목소리를 냈다.

최병렬(崔秉烈)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단식 중 방문해준 데 대한 답방차 조순형(趙舜衡) 민주당 대표를 찾은 자리에서 “이 전 총재는 깨끗하게 살아보려는 사람인데 현실정치에 매몰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 정치가 돈 시비로부터 해방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이 전 총재가 잘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에 대해 ‘500억원’이니 ‘차떼기’니 하는 험한 소리가 쏟아져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면서도 “이 전 총재가 검찰에 출두한 만큼 노무현 대통령도 그에 상응하는 양심적 조처를 하는 게 떳떳하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김성순(金聖順) 대변인은 “이 전 총재가 책임지는 자세를 보인 것은 진일보한 것이나, 불법 대선자금 규모와 용처를 자신이 아는 대로 낱낱이 밝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채(鄭東采) 홍보위원장은 “이 전 총재의 고백이 진실이길 바라지만, 부패의 수렁에 빠진 한나라당을 구하기 위해 한 사람이 모조리 책임지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불법 대선자금은 사법적 판단에 의해 죄상이 가려질 것이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 전 총재가 대선 당시 경쟁후보였다는 점을 의식해 가급적 언급을 피했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공식논평을 통해 “검찰에서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하며, 이 전 총재의 검찰 출두가 정치개혁과 선거개혁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