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모두 초진 예약을 하면 몇 달씩은 기다려야 진료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명의로 인정받는 의사들이다. 척추포럼은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지금까지 7차례 예비 모임을 가졌다.
척추포럼은 지난해 척추질환으로 입원한 환자의 보험청구액이 약 3000억원으로 여기에 본인부담금, 외래진료비, 비보험부문, 보조기시장 등을 합치면 척추질환 관련 전체 시장규모가 10조원을 넘는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일부 의사는 수술이 필요 없는 사람에게까지 수술을 권해 한국의 척추수술 건수의 증가 속도가 미국의 2배에 이른다는 것. 척추포럼은 수술환자의 70%는 가만히 놔둬도 나을 수 있는데 수술함으로써 오히려 상태가 악화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한양대 오성훈 교수는 “나도 최근 허리가 안 좋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해봤는데 주위에서 수술하라고 권했지만 진통제를 먹고 참았더니 나았고 지금은 멀쩡하게 척추환자를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척추포럼은 또 일부 의사들의 경우 보험부문의 수술만으로는 수익을 얻는 데 한계가 있어 보험 적용이 안 되는 새 치료법을 들고 나와 환자의 주머니를 긁어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내년부터 의사들을 상대로 새 치료법을 검증하고 비평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격월로 대국민 강좌를 개최하기로 했다. 또 방송프로그램에서 척추수술과 관련해 무분별한 보도가 나오면 즉각 이를 고칠 수 있도록 홍보 활동도 펼치기로 했다.
이들은 매달 월급에서 30만원을 갹출해 운영비로 쓰고 있으며 경비를 아끼기 위해 회의는 가급적 병원의 빈 회의실을 이용해 도시락을 시켜 먹으며 개최하고 있다.
순천향대 신병준 교수는 “혹시 우리들의 움직임이 묵묵히 일하는 많은 의사들을 매도하는 것으로 비칠까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의사들이 자정노력을 하면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국민이 의사 편에 서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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