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라인스케이트족(族)이 공원, 지하철 통로 등으로 몰리면서 접촉 사고와 통행권 시비를 일으키자 인천시가 고민에 빠졌다.
16일 오후 9시경 인천지하철 1호선 예술회관역 통로. 개찰구에서 롯데백화점 인천점으로 이어지는 길이 50m의 통로에는 30여명이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통로 바닥에 고깔모자 형태로 만든 주먹 크기의 ‘콘’ 수십개를 50cm 간격으로 놓고 콘 사이를 빠져나가는 기술(슬라럼)을 익히는 동호인들이 많았다.
슬라럼을 즐기던 김모씨(30·회사원)는 “예술회관역에만 매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40, 50명의 인라인스케이트 동호인이 모인다”며 “인천 도심에서 문학경기장과 인천종합문예회관 광장, 인천대공원 등이 인라인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적당한 장소로 꼽힌다”고 말했다.
문학경기장 주경기장 주변은 조깅코스로도 인기가 높지만 요즘 인라인스케이트족의 주 코스로 부상했다.
문학경기장을 관리하는 인천시 시설관리공단의 임선경 이사장은 “우레탄이 깔린 주경기장 주변이 인라인스케이트 전용구장처럼 이용되고 있다”며 “접촉사고가 빈발해 주말이면 응급차를 대기시키고 임시진료소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동구 장수동 인천대공원에는 날씨가 추워진 요즘 인라인스케이트 동호인이 크게 줄었지만 하루 최고 5000명에 이르기도 했다. 대공원 호수 주변 500m 도로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관리사무소는 인라인스케이트 동호인이 늘면서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최근 제2주차장 6000평을 인라인스케이트 전용장으로 조성했다.
인천대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2004년부터 대공원 입장을 유료로 바꾼 후 출입문에서 인라인스케이트 반입을 통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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