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이달 1일부터 삼성증권 신입 사원으로 채용된 노원(70), 허경진(67), 이선이씨(57·여) 등 3명의 ‘어르신’들.
할아버지들은 회사 본사가 있는 중구 종로타워에서 여의도 증권가를 오가며 서류를 전달하는 ‘퀵 서비스’ 업무를 보고 있다. 지하철을 통해 왕복하며 하루 평균 5∼10건의 서류를 배달한다. 내근을 하는 동기생 할머니는 리서치센터 자료실에서 사서 보조로 일하고 있다.
서울시청 산하 고령자취업알선센터를 통해 일자리를 알아보던 이들은 ‘은퇴자 사회참여 사업’을 벌이고 있던 삼성증권과 연결돼서 ‘새내기’ 직장인으로 거듭나게 됐다.
3 대 1 정도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이들이 받는 급여는 월 80만∼90만원 선. 과거 고위 공무원, 학원 원장 등을 지냈던 ‘화려한’ 경력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액수다. 그렇지만 “다시 사회생활을 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적인 소감이다.
가장 연장자인 노 할아버지는 정보통신부 사무관, 한국자원재생공사 지사장 등을 거쳐 정년퇴직한 뒤 집에서 쉬다가 다시 일을 시작한 케이스. 그는 “주변에서 힘들지 않으냐고 묻지만 몸을 적당히 움직여서 오히려 건강이 좋아졌다”면서 “가족들도 좋아하는 눈치”라며 웃었다.
이들은 “손자, 손녀 같은 직원들이 격려해줘서 힘이 난다”면서 “취업을 희망하는 노인들에게 보다 많은 일자리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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