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산업銀 임금피크제 추진…일정 연령이상 계약직 전환

  • 입력 2003년 12월 22일 17시 37분


올해 54세인 신용보증기금의 김모씨는 7월 22일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아 지점장에서 채권관리단 관리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점장일 때는 20여명의 부하 직원을 관리했으나 지금은 소송 등 채권추심업무를 하는 실무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월급은 지점장일 때의 75% 수준.

김씨는 “아무 대책도 없이 당장 퇴직하는 것보다는 전문성을 살려 정년까지 일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신용보증기금은 이 제도를 도입하면서 올해 신입사원을 당초 계획보다 60명 더 뽑을 수 있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에 이어 국민은행과 산업은행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명예퇴직을 희망하는 직원은 퇴직시키고, 그렇지 않은 직원에게는 임금피크제를 적용키로 하고 현재 실무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일정 연령 이상의 고참직원은 계약직으로 바뀐다. 이들은 오후 늦게까지 은행창구에서 대출과 상담 등을 하는 ‘야간은행’과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영업을 하는 ‘주말은행’에 투입된다.

산업은행도 내년에는 노사 협의를 통해 도입 문제를 결론지을 방침이다. 은행측은 만 58세 정년을 유지하되 55세 이상인 직원을 계약직으로 전환해 업무추진역 등 후선에 배치하고 임금을 일정비율씩 매년 줄여나가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임금피크제는 회사가 정년까지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일정 연령이 되면 생산성을 감안해 임금을 줄여나가는 제도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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