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金지사 사임…단체장들 도지사 빈자리 노리나?

  • 입력 2003년 12월 22일 17시 41분


김혁규(金爀珪) 전 경남도지사의 한나라당 탈당과 지사직 사임 이후 한나라당 소속 경남지역 기초자치단체장들의 입장 표명이 잇따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김 전 지사 변신에 대한 비난과 안타까움, 그리고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지만 향후 자신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한 목적이 포함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적지 않다.

‘경남도 시장, 군수 일동’은 22일 ‘김혁규 지사 사퇴에 부쳐’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이 성명 발표는 경남도 시장, 군수 협의회 회장이면서 내년 도지사 보궐선거를 준비 중인 송은복(宋銀復) 김해시장이 주도했다. 20명의 경남지역 기초단체장 가운데 무소속인 김병로(金炳魯) 진해시장과 진의장(陳義丈) 통영시장은 동참하지 않았다. 시장, 군수들은 성명에서 김 전 지사의 행보를 비난한 뒤 “도민이 힘을 모아 역동적인 경남, 성공한 지방자치단체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앞서 김태호(金台鎬) 거창군수와 하영제(河榮帝) 남해군수도 김 전 지사의 사임과 관련한 개인 명의의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김 전 지사와 긴밀한 관계였던 김 군수는 ‘경남도민의 품으로 돌아오십시오’라는 글에서 “정치 개혁에 앞장서기보다 도정을 챙기고 도민의 어려움을 보살필 때”라고 지적했다. 김 군수 역시 도지사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 군수는 “야당 소속 단체장으로서 임무에 충실하고 지역의 민의를 대통령에게 전달해 국정에 반영시키는 것이 진정 대통령을 돕는 일이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한편 3선 단체장으로 도지사 보궐선거 후보군에 들어있는 이상조(李相兆) 밀양시장은 “(김 지사 측에서) 동반 결행 제의가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시장으로서 맡은 바 소임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김 전 지사 탈당으로 생길지 모르는 지지 세력의 결속을 다지는 한편 도지사 보궐선거 등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고 말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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