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장관의 전 남편인 출판사 ‘이론과 실천’ 대표 김태경씨(49)가 오랜만에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입을 열었다. 강 장관의 입각 이후 각종 인터뷰 요청을 일절 거절하던 그를 움직인 것은 월간 ‘신동아’ 1월호에 실린 강 장관 인터뷰의 한 대목이었다. 김 대표는 23일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남편과 헤어진 것은 돈 때문이 아니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사랑은 고통을 줄 수 없는 거다’라는 강 장관의 말에 마음이 아팠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2000년 김 대표가 진 부채 문제를 이유로 협의 이혼했다.
“그 얘길 읽으며 나라는 사람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김 대표는 자신의 개인적 감정을 담은 인터뷰기사가 강 장관의 ‘총선출마용’ 정도로 여겨질까 봐 몹시 조심스러워했다.
“저보고 ‘강 장관이 정치할 거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그 사람이 안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만 대꾸합니다. 그 사람과 정계진출 문제로 얘기해 본 적은 없어요. 다만 제가 아는 그 사람은 자기 말을 뒤집는 사람이 아닙니다.”
김 대표와 강 장관은 김 대표가 서울 세종로에서 서점 ‘민중문화사’를 운영하던 1978년 ‘책방주인과 손님’으로 처음 만났다. 당시 김 대표는 긴급조치 위반으로 형을 살고 나온 제적생이었고, 강 장관은 사법고시 준비생이었다. “내가 일방적으로 따라다녔다”는 김 대표는 사법고시를 보지 않겠다던 강 장관을 설득해 율사가 되게 했다.
“그 사람의 장점은 자유롭고 창조적이고 자기 일에 집중을 잘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자유로움도 율사로서의 기본 바탕 위에 있는 거예요. 자기 길을 잘 찾아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창조성과 열린 정신 덕분에 지금 장관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김 대표는 강 장관이 자유의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를 ‘폭넓은 독서’로 꼽았다.
“저는 그 사람이 쓴 글의 팬입니다. 왜 그 사람이 쓴 ‘장정일을 위한 변론’ 같은 것에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그 사람은 늘 교양인이 되기 위해 폭넓게 읽고 서점을 열심히 찾아다녔습니다.”
김 대표는 지금은 그리움도 사랑도 아니지만 친구 같은 사이라며 강 장관이 자신에게 “출판사를 하지 말고 글을 쓰라”고 충고한다고 말했다.
“최근에 아는 사람이 세상 떠난 일로 안부전화를 했습니다. 그 사람이 ‘(당신) 일찍 죽지 마’라고 하더군요.”
정은령기자 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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