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포커스는 이라크에서 한국인 피살사건이 발생한 이후 동아 조선 중앙 국민 세계일보 등은 이라크 파병 방침이 흔들려선 안 된다고 한 반면 한겨레신문은 파병을 철회하거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파병 찬성 언론사에 대해 미국보다 더 미국지향적인 보도 태도를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런 논리대로라면 파병안이 국무회의까지 통과된 지금 노무현 대통령과 그 정부는 더 큰 비난을 받아야 한다.
미디어포커스는 6일 방송에서 또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사설을 사례로 들며 “일부 언론은 그동안 파병 관련 보도에서 거의 맹목적이다시피 미국 중심적인 시각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두 신문이 일관되게 강조해 온 것은 한국의 국익이었지 미국의 국익이 아니었다.
무엇이 국익인지에 대한 관점은 다를 수 있지만 한국의 국익을 강조하는 것을 바로 친미(親美)로 몰아붙이는 것은 억지다. 왜곡보도로 문제가 되고 있는 ‘추적 발굴, 한국 언론의 빅브라더-미국’(13일 방영)도 파병 찬성은 곧 친미라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비논리적이고 균형감을 잃은 이 같은 보도 때문에 공영방송이 반미(反美) 감정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대선자금 공평수사 촉구하자 “본질 흐리는 보도”▼
미디어포커스는 20일 고정패널의 입을 빌려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에 대해 여야간 형평을 촉구하는 일부 신문 사설과 기사를 ‘본질을 흐리는 양비론적 보도 태도’라고 비난했다. 여야가 모두 불법을 저지른 이상 양비(兩非)가 분명한데 본질을 흐렸다는 지적은 타당치 않다. 또한 비리의 크기에 차이가 있다고 해서 작은 비리가 면책되는 것은 아닌 만큼 정작 본질을 흐리는 것은 미디어포커스라고도 할 수 있다.
고정패널은 또 “‘차떼기’ 불법 선거자금 전달방식에 대해서 국민적인 분노가 있는데 주요 신문들은 이런 것을 제대로 반영하기보다 수사의 형평성을 제기하면서 사건의 본질을 흐려 가는 식으로 보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왜 국민이 한쪽에 대해서만 분노한다고 생각할까. ‘국민적인 분노’라는 말 역시 자의적인 표현으로 들린다.
그는 정치권의 특검 논란과 관련해서도 치우친 태도를 보였다. “지금은 검찰이 어느 때보다도 국민적 신임을 받으면서 수사하고 있다”며 “정치권이 대선자금과 관련해 ‘특검’ 운운하는 것은 마치 수사대상이 수사주체를 고르겠다는 주장이다”고 한 말은 정파적 색채가 짙다.
그런 그가 정치권에 대해 보다 날카로운 언론의 비판을 주문했는데, 그가 말한 정치권이란 문맥상 특정 정파일 가능성이 크다.
▼“크게 써주니까 과격-폭력 시위” 언론탓으로 돌려▼
미디어포커스는 11월 8일엔 언론 보도가 과격 시위를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이 북파공작원의 ‘가스통 시위’, 장애인들의 ‘철로 점거시위’ 같은 폭력적인 집회는 크게 다루면서 부안군민들의 핵 폐기장 유치 철회를 위한 ‘100일 촛불 시위’ 같은 평화적 시위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다 보니 집회를 주최하는 단체측에서도 과격 시위를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다. 꼭 언론에 보도되기 위해서 집회 시위를 한다는 전제부터가 잘못됐다. 그런 전제가 오히려 과격 시위를 조장한다고 할 수도 있다.
미디어포커스는 또 언론이 과격 시위를 사건 기사로 다루다 보니 원래 집회의 취지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리가 없는 지적은 아니나, 그래서 과격 시위를 조장한다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다.
미디어포커스의 말대로 ‘뭔가 일을 내야 (언론이) 기사화해 주다 보니 집회나 시위를 하는 입장에서 과격시위나 폭력시위를 해야 한다는 유혹에 빠진다’고 그것을 온통 언론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디어포커스가 언론과 과격 시위의 연관 관계를 주장하려면 보다 구체적인 논거를 제시했어야 했다.
▼“강남아파트값 급등 원인 분석 소홀” 일방적 주장▼
강남 아파트값 급등과 관련해 10월에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가 ‘천민적인 교육제도’를 언급한 데 이어 정운찬(鄭雲燦) 서울대 총장이 고교입시 부활을 주장하면서 고교 평준화 제도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보도가 잇달았다.
미디어포커스는 11월 1일 ‘교육자율화’와 ‘평준화 교육, 문제 많다’는 일부 신문 기사를 화면으로 보여주면서 “일부 신문이 엉뚱하게 강남 아파트값 급등을 고교 평준화 탓으로 돌리고 있다. 강남 아파트의 급등 문제를 교육문제로만 보는 것은 단순한 논리다. 경제적 요인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총재와 정 총장 등 이 문제와 관련한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 보도하면서도 일부 신문만 탓했다.
그러면서 미디어포커스는 “강남 아파트값 급등은 저금리 등 경제적인 요인이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덧붙였다. 신문들도 물론 강남 아파트값 급등현상을 보도하면서 저금리, 풍부한 유동성, 공급문제 등 경제적인 요인을 충분히 분석했다. 그러나 관점을 떠나 신문과 TV 중 어느 쪽이 부동산 시장을 더 종합적으로 분석 보도했는지에 대한 미디어포커스의 비교는 없다.
오히려 미디어포커스가 강남 아파트값 급등과 관련해서도 여러 가지 시각 중 한쪽 시각만 부각시켰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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