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철새도래지 관광 해도되나"

  • 입력 2003년 12월 24일 22시 04분


청둥오리 등 철새가 조류독감 전염 매개체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철새도래지 대책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충남 서산의 천수만 지역에서 ‘철새학교’ 프로그램의 하나로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 말까지 버스투어 행사를 열고 있는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측은 22일부터 탐조행사를 전면 중단했다.

철새가 조류독감의 매개체라는 조사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20일부터 내달 4일까지 충남 서천의 금강하구 철새도래지에서 ‘제1회 금강하구 철새탐조투어’ 행사를 열고 있는 서천군은 철새 탐조투어를 계속하기로 했다. 아직 검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데다 철새 탐조투어가 이 행사의 메인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서천군 관계자는 “농림부가 전화를 걸어 천수만 탐조행사 중단 소식을 알리며 대책 마련을 권유했다”며 “탐조대 주변에서 철새에게 모이를 주는 행사를 자제하는 한편 탐조대 주변에 대한 소독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의 철새도래지는 방치 상태다. 순천만에서 선주(船主)들이 관광객들을 모아 철새탐조여행을 계속하고 있지만 관계 당국의 지도나 제재는 전혀 없다.

순천환경운동연합은 철새도래지 가운데 하나인 순천시 해룡면 등지에 오리농장의 오리들이 사육사 밖에 돌아다니고 그 주변에 청둥오리 등 철새들이 뒤엉켜 있다고 24일 밝혔다.

이 단체 김대영 사무차장은 ”순천시에 며칠 전부터 철새도래지에 대한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해줄 것을 주문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없다”고 말했다.

철새들이 조류독감이 처음 발생한 충북 음성군 오리농장 주변에 다량 서식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조류독감의 매개체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도 철새들의 배설물을 채취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서천=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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