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F3 대회 재계약 '찬-반 정면충돌'

  • 입력 2003년 12월 24일 22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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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가 올해로 5회 대회를 마친 창원 F3(포뮬러 3) 국제자동차 경주대회의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나 창원시의회와 창원시공무원 노조, 경주장 주변지역 주민 등의 반대가 드세 성사여부가 불투명해 졌다.

경남도는 23일 오후 경남도청 회의실에서 ‘F3 대회 도민 공청회’를 개최한데 이어 창원시의회와 경주장 주변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내년 1월말까지 F3대회 5년 연장을 위한 재계약을 국제자동차연맹(FIA)과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달 F3 대회의 연장 개최를 공식 반대하고 나선 창원시의회 등은 24일 재계약 불가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시의회는 이날 F3 대회는 도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며 경남도가 창원시민의 반대 의견을 묵살하는 것은 지방자치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배영우 시의회 의장은 “경남도가 어떤 보완책을 들고 나오더라도 연장 개최는 수용할 수 없으며, 재계약을 강행할 경우 모든 시민과 함께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장 인근 주민들로 구성된 ‘창원시 중앙동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길선)’도 “경남도가 1종 전용주거지역에다 굉음과 진동 등을 유발하는 자동차 경주장을 건설해 시민의 행복추구권을 빼앗아 갔다”며 “창원종합운동장에 건설된 경주장 시설물을 당장 철거하고 연장 계약 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만3000여명의 중앙동 주민들도 “재계약 강행에 따른 불상사는 전적으로 경남도에 있다”고 경고했으며, 창원시 공무원 노조 역시 “F3 대회는 관광객 유치나 창원시 홍보 등 당초 기대했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데다 지난 5년간 시민들의 희생만 강요했다”며 재계약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노동당 경남도지부도 “F3 재계약 중단은 물론 F1대회 유치도 원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남도는 “5년간의 개최 경험과 인지도 등 모든 면에서 창원 F3 대회는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자동차 대회의 최고봉인 F1 경남유치를 위해서도 F3 대회는 계속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소음과 교통 불편 등으로 고통을 겪어온 경주장 인근지역 주민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방안을 마련한 뒤 창원시 의회 등과의 협의를 거쳐 재계약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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