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영남대생 해외오지봉사 "한국문화 땀으로 알려요"

  • 입력 2003년 12월 24일 22시 04분


“벌써 뿌듯한 느낌이 드네요.”

영남대 임예은(任叡慇·21·경영학과2년)씨는 내년 1월1일부터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떠날 예정이다. 동료학생들과 함께 베트남으로 가는 임씨는 “선배들이 쌓아온 해외봉사활동 전통을 이어 열심히 한국어를 가르치고 한국문화도 알리겠다”며 좋아했다.

영남대생들이 2001년 1월부터 시작한 해외봉사활동이 4년째 접어들면서 ‘봉사전통’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동안 300여명이 참가해 필리핀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등지에서 국경을 넘어 한국을 알리고 현지 사람들과 땀을 흘렸다.

올 겨울방학에도 26일부터 중국 위난(雲南)성과 베트남 호치민에서 38명이 19일동안 봉사활동을 편다. 학교측이 경비를 제공하는 해외봉사활동은 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높아 참가경쟁률도 2001년 2대1에서 이번에는 4대1로 껑충 뛰었다.

학생들은 그동안 생활환경이 매우 열악한 오지만 찾아다니며 한국을 알리고 사랑을 나눴다. 올1월 캄보디아 캄풍 프놈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던 학생 27명은 현지 주민들이 끼니걱정을 하자 즉석에서 주머니를 털어 2t가량을 쌀을 구입해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현지 언론을 통해 이같은 사실이 널리 알려졌고 콜삼올 시장은 “멀리서 찾아온 학생들의 사랑을 우리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더운 날씨에도 부서진 건물을 고치고 도랑을 치우는 한편 한국의 사물놀이와 태권도 등을 선보여 주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학생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했던 황평(黃平·기계공학부) 교수는 “지금 생각해도 흐뭇하다”며 “인종과 국경을 뛰어넘는 봉사의 힘은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몽골을 찾았던 학생들은 ‘게르’라고 불리는 유목민 천막에서 주민들과 뒹굴며 울타리를 고치고 아이들을 가르쳤다.

올7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영남대 학생들은 캄보디아 육군본부에 컴퓨터 60대를 설치한 컴퓨터센터를 개관했다. 이 소식은 캄보디아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캄보디아 국군과 주민의 컴퓨터교육을 시작한 캄보디아 정부는 영남대측에 최근 감사의 뜻을 보내오기도 했다.

직접 현지를 방문했던 이상천(李相天) 총장은 “캄보디아 정보화 교육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해외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가 학교전통으로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학생들은 현지 양로원과 고아원을 방문해 한국음식을 대접하고 국악 탈춤 사물놀이 등 한국문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 봉사단에 참여하는 최재목(崔在穆·철학과) 교수는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꼭 참가해보고 싶었다”며 “연구실을 나와 세계시민의 모습을 스스로 체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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